[엠디팩트] 생리전후 Y존 악취, 매일 샤워해도 지워지지 않는다면?

  • 입력 2015년 12월 30일 11시 52분


질내 적정 산도 깨지며 혐기성 세균 급증, 악취 유발
자가관리하다 상처 우려, ‘질스케일링’ 고려해볼만


직장인 김모 씨(26·여)는 매달 생리 전후를 기점으로 청결관리에 예민해진다. 이 시기엔 유난히 불쾌한 냄새가 심해져 스트레스를 받는다. 매일 샤워하며 속옷을 갈아입고 청결을 유지해도 이 기간에는 여지없이 악취가 떨어지지 않아 고민하고 있다.

매일 Y존을 관리해도 배란기, 생리 전후에 불쾌한 냄새가 나는 것은 질내 적정 수소이온농도(pH)가 깨지기 때문이다. 건강한 여성의 질 내부 평균 pH는 3.8~4.2로 약산성을 띤다. 이때 질내 유익 유산균 기능이 저하되고 혐기성 세균이 급증하며 악취가 유발된다.

여성의 질 내부는 항상 촉촉하고 습해 남성보다 관리가 까다롭고 질병에 노출되기 쉽다. 평소보다 분비물이 늘고 어느 정도 냄새가 나는 것은 정상이다.

이런 경우 여성들은 남에게 악취를 들킬까 과도하게 청결관리에 나선다. 하지만 무조건 자주 씻어낸다고 불쾌한 냄새가 사라지지 않는다. 씻고 난 뒤 당장 상쾌할 수는 있지만 너무 자주 샤워해도 유익균이 사라져 질염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

샤워할 때 비누 등을 깊숙이 묻혀 씻지 말고 외음부 위주로 여성청결제로 관리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미용비누나 보디클렌저는 알칼리성을 띠는 만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상쾌한 질내 환경을 유지하는 데에는 ‘알맞은 산도와 유익균의 균형’이 관건이다. 평소엔 물로만 씻어도 충분하지만 생리 중이거나 냄새가 유독 심할 때 여성청결제를 올바르게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악취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여성 중에는 자가관리 차원에서 질 내부까지 청결하게 해준다는 삽입형 질세정제나 질정을 쓰기도 한다. 박정원 신소애여성의원 원장은 “혼자 기구를 이용해 질 내부를 직접적으로 소독하면 상처가 생길 수 있다”며 “가끔 질 내부 세정제를 사용하는 것은 괜찮지만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느낀다면 여성의원의 전문적인 케어를 받는 것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박 원장은 ‘질스케일링’이라는 다소 생소한 관리법을 소개했다. 마치 일정 기간 묵은 치아의 때를 벗겨내는 치아스케일링처럼 질도 마찬가지로 관리해줄 필요가 있다는 것.

박정원 원장은 “얼굴이나 보디케어에는 고가의 비용을 들이지만 정작 중요한 여성의 상징에는 무신경한 게 사실”이라며 “질스케일링은 질 내부의 적정 산도를 유지하고 주름 사이의 불순물을 제거해 건강한 질내 환경을 조성하는 치료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염증이 심하지 않은 일반적인 상태라면 생리 후를 기준으로 1개월에 1회 정도 받는 것을 권한다”며 “이때 산과 문제를 주기적으로 의사와 상담할 수 있어 여성 건강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솜에 소독약을 묻혀 질을 소독하던 기존 드레싱 치료와 달리 질벽 주름 사이사이의 오래된 찌꺼기나 염증성 분비물을 깔끔하게 스케일링한다. 악취가 제거되고 질 내 유익균 기능을 활성화시켜 준다.

우선 약산성 치료액으로 질 내부를 세정한 뒤 특수항균제를 초미립자 형태로 만들어 스팀기로 분사한다. 이후 질내 면역력과 산도를 유지하는 청결제와 상황에 맞는 질정으로 건강한 질내 환경을 조성한다.

질 세정치료는 생리 전후 악취·가려움에 시달리거나, 만성 질염으로 고생하거나, 자궁경부가 많이 헐어있거나, 지속적으로 수영장·대중탕을 다니는 여성에게 유익하다. 평소 베타딘 성분의 세정제가 잘 맞지 않는 사람도 고려해볼 만하다.

하지만 한번의 관리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평소 생활습관에도 신경써야 스케일링 후 상쾌한 기분이 오래 간다. 우선 질 내부를 습하게 만들고 염증을 유발하는 인스턴트식품이나 패스트푸드를 멀리한다. Y존을 세정할 때에는 체온 정도로 미지근한 물이 적당하다. 반드시 흐르는 물에 질에서 항문 방향으로 씻어야 한다. 평소 속옷은 순면을 고르는 게 좋다. 스키니진이나 팬티스타킹 등 지나치게 타이트한 옷은 통풍을 막아 질 건강에는 좋지 않다.

무엇보다 Y존이 가렵거나 악취가 느껴진다면 ‘SOS’신호임을 인지하고 여성의원를 찾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아야 한다.

취재 = 정희원 엠디팩트 기자 md@mdfac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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