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디팩트] 양치하고 자도 아침에 입냄새 심한 까닭은?

  • 입력 2016년 1월 4일 09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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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 분비 줄며 세균 증식, 구취 유발 … 아침식사가 설태 제거·침분비 촉진

모닝키스를 망치는 주범은 다름 아닌 ‘입냄새’, 구취다. 아무리 밤에 양치질을 잘 하고 잠들어도 아침엔 여지 없이 불쾌한 입냄새가 뒤따른다. 일어나자마자 입냄새가 나는 것은 자는 동안 침이 적게 나오면서 유발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부혜진 그레이스치과 대표원장은 “침이 적으면 세균이 혀와 치아 표면에서 빠르게 증식된다”며 “밤새 고여 있던 침의 산도가 높아지면서 입안에 남아 있던 음식물 찌꺼기나 잇몸의 단백질을 부패시키는 것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경우 일어나자마자 바로 칫솔질을 하는 것으로 대부분 해결된다”고 덧붙였다.

또 아침식사를 해주는 게 도움이 된다. 부 원장은 “공복으로 위가 오래 비어있으면 자칫 위산으로 인한 냄새가 올라올 수 있다”며 “아침식사는 혀 표면의 설태를 없애고 침 분비를 촉진해 입냄새를 지워준다”고 조언했다.

다만 “신 오렌지주스, 과일 등 산이 많은 음식은 피하는 게 좋다”며 “아침에 흔히 마시는 모닝커피도 입속 수분을 떨어뜨리고 자극적인 만큼 입냄새를 유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상에서 구취로 고민하는 경우가 적잖다. 한국인 25~30% 정도는 지속적인 입냄새로 고생하고 있다. 자신의 구취를 잘 모르고 지내는 사람이 대부분이나 최근 ‘입냄새’를 풍길까 고민하는 사람 중에는 정도가 심하지 않아도 괴롭다고 호소하는 ‘구취공포증’에 시달리는 경우도 적잖다.

구취를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은 ‘청결 문제’다. 평소 양치질 등 치아관리에 소홀하다보면 구취가 나기 쉽다. 특히 충치나 잇몸염증 등 입속질환이 있다면 더 심해지기도 한다. 혀에 백태가 쌓이는 경우와 입안이 잘 마르는 구강건조증도 치과질환을 유발해 구취를 발생시킨다.

구강질환은 입속에 살고 있는 세균 때문에 발생한다. 세균들은 입속에서 단백질을 분해하며 휘발성 황화합물을 만들어낸다. 이것이 지독한 입 냄새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철물과 틀니는 세균의 온상이 되기 쉽다. 부혜진 원장은 “틀니나 오래된 크라운, 보철물 등도 입냄새를 나게 만드는 원인 중 하나”라며 “시간이 오래 지나면 보철물 아래의 치아가 부식될 수 있는데, 이 역시 세균의 영향으로 인한 2차 충치”라고 말했다. 이어 “청결하게 치아를 관리해도 불가피하게 세균으로 유발되는 현상이기 때문에 별도의 치료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틀니는 매일 전용 세정제에 담그거나 깨끗이 닦아 청결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 누워 있거나 일부만 나온 사랑니 주변도 칫솔질이 어렵고, 인접한 치아 사이에 음식물 찌꺼기가 끼기 쉬워 뽑거나 각별히 관리해야 한다.

입냄새를 줄이기 위한 기본수칙은 입속을 청결히 하는 것이다. 칫솔, 치실, 치간칫솔 등으로 관리하고 특히 양치를 할 때에는 혓바닥 안쪽, 입천장까지 닦아내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주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해 스케일링으로 치석을 없애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입냄새를 지우려고 구강청결제를 남용하면 함유된 알코올로 입안이 건조해져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다. 알코올이 함유되지 않은 전문 구취제거 제품을 사용하는 게 도움이 된다.
이같은 청결관리에도 불구하고 입냄새가 심하다면 컨디션 저하나 자신의 습관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여성의 경우 생리 전후 유난히 구취가 나기도 한다. 부 원장은 “몸에는 정상 세균과 나쁜 혐기성 세균이 공존한다”며 “피곤하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체내 저항력이 떨어지며 혐기성 세균이 번식하며 입속에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생리전증후군 등으로 몸이 피곤해진 상태에서는 정상세균보다 나쁜 세균이 더 많이 번식해 구취를 유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입으로 숨쉬는 버릇은 입속을 마르게 해 구취가 나게 할 수 있다. 침은 세균을 죽이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침이 줄면 세균이 번식하며 냄새가 강해진다. 지나친 다이어트도 입냄새를 부른다. 대개 ‘굶는 다이어트’에 가깝게 식사를 거르는 사람에서 흔하다. 탄수화물 섭취가 줄면 몸은 대신 지방을 분해하는데 이때 케톤이 생성되며 혈중에 녹아 폐로 전달되면서 신 냄새를 유발한다.

부혜진 원장은 “다이어트 자체가 입냄새를 유발하는 것은 아니고, 균형잡힌 식사를 하며 제대로 치아관리를 하면 문제될 게 없다”며 “다만 식사를 거르는 등 불규칙한 식습관이 오래되다보면 역류성 식도염, 위염 등으로 냄새가 올라오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간혹 채소만 먹는 게 입냄새를 유발한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지만 오히려 녹황채소는 구취를 개선하는 데 유익한 식품”이라고 덧붙였다.

구내염, 잇몸병, 구강건조증, 쇼그렌증후군, 구강암 등 구강질환 외에 신장질환, 당뇨병, 인두염, 편도염, 기관지확장증, 폐농양, 간성혼수, 축농증 등도 구취를 유발하는 요인이다.

부혜진 원장은 “갑자기 이유 없이 구취가 생겨도 자신의 구강질환이나 지병을 인지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치아에 문제가 없어도 건강검진 차원에서 정기적으로 치과를 다니면 의사가 문제점을 파악, 치료해줄 수 있어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치과 의사는 올바른 진단을 바탕으로 구강내 염증치료, 구강청결제 처방, 경구약물 복용, 인공타액 사용, 식단 개선 등 다양한 치료법을 제시해 구강건강과 구취 제거를 동시에 해결해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취재 = 정희원 엠디팩트 기자 md@mdfact.com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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