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메드] 1월호 김수석 편집장이 쓰는 동화, “루빈이의 침대”

  • 입력 2016년 1월 15일 13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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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 쓰는 동화 ④

루빈이의 침대

“따르르릉~!”

알람시계가 시끄럽게 울려대기 시작했어요. 2016년 1월 1일. 새해 첫날. 루빈이는 오늘 부모님과 시골 할머니 댁에 가기로 했어요. 루빈이는 가까스로 손을 뻗어 알람을 끄고는 다시 침대에 누웠어요.

새벽부터 일어나 루빈이를 기다리실 할머니 생각도 났지만, 루빈이는 더 자고 싶었어요. 눈꺼풀은 아주 무겁고 침대는 루빈이를 푹 감싸 안았거든요. 이렇게 푹신하고 따듯한 침대를 벗어나고 싶지 않았어요. 루빈이가 고민할 때, 누군가 루빈이에게 말했어요.

“좀 더 자도록 해. 아직 날도 밝아오지 않은 새벽인걸.”

“맞아. 밖은 아직 깜깜해. 난 더 잘 거야. 그런데 너는 누구니?”

“나야. 너의 침대야. 밤새 붙어 있고도 날 몰라보다니, 섭섭한데…….”

“응. 넌 정말 푹신하고 따듯해……. 네 품에서 좀 더 자야겠어.”

“그래, 아무 걱정하지 말고 푹 자렴.”

루빈이는 다시 눈을 감았어요. 얼마쯤 지났을까요? 거실에서 루빈이를 부르는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어요.

“루빈아! 일어나렴~!”

‘엄마 목소리인데… 일어나지 않으면 혼날 텐데…….’

루빈이가 고민에 쌓여 있을 때, 침대가 루빈이에게 말했어요.

“너희 엄마는 정말 심술궂으셔. 평일에는 학교다 학원이다 꼼짝도 못 하게 하시고, 쉬는 날조차 널 편히 내버려 두지 않으시잖아. 조금만 더 자렴. 널 위해 나는 날 더 푹신하고 따듯하게 만들었는걸. 아주 잠깐 자는 거뿐이야.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 아주 잠시일 뿐이니까.”

“맞아! 나는 아주 힘들었어. 난 더 쉴 자격이 있어. 그리고 그건 아주 잠시일 테니까. 아주 잠깐일 뿐이야.”

차가 밀리기 전에 출발해야 한다는 아빠의 말씀이 생각났지만, 루빈이는 다시 눈을 감았어요. 아주 잠시일 뿐이고, 아직 해도 뜨지 않은 새벽이었으니까요.

“루빈이 진짜 안 일어날 거니? 엄마가 들어가서 깨운다?”

루빈이는 덜컥 겁이 났어요. 루빈이는 힘겹게 눈을 뜨려 노력했어요. 그런 루빈이에게 침대가 말했어요.

“좀 더 자도록 해. 널 위해 아주 달콤한 꿈을 준비했어. 영웅이 돼서 하늘을 날아보고 싶지 않니?”

“맞아, 난 신나는 꿈을 꾸고 싶어.”

“게다가 넌 지금 몸이 안 좋아. 쉬지 않으면 틀림없이 많이 아파질 거야.”

“정말이야. 어제 친구들하고 비를 맞으면서 축구를 했더니 몸이 안 좋아졌어. 난 심한 감기에 걸렸을지도 몰라. 나는 몸이 아주 안 좋아. 쉬어야 한다고…….”

루빈이의 귀에 엄마의 목소리가 다시 멀어졌어요. 루빈이의 눈꺼풀이 다시 무겁게 내려앉았어요.

“루빈아~! 루빈이 녀석 아직도 안 일어났어?”


기사제공 = 엠미디어(M MEDIA) 라메드 편집부(www.ramede.net)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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