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Beauty]노인성 난청, 뇌 청각기능 손상시켜 치매 부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7일 03시 00분


김성근 원장의 보청기 길라잡이

《보청기는 난청 환자에게 익숙한 존재일까, 아니면 낯선 존재일까. 20년 동안 보청기로 난청을 치료를 해온 김성근 이비인후과 원장은 난청 환자에게 친근해야 할 보청기가 여전히 낯선 의료기기라고 말한다. 앞으로 매달 ‘김성근 원장의 보청기 길잡이’ 칼럼을 통해 우리가 잘 몰랐던 ‘친근한 보청기’를 소개한다.》

‘팔십 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아직은 쓸 만해서 못 간다고 전해라.’ 이애란 씨의 ‘백 세 인생’의 노랫말에서 볼 수 있듯이 요즘은 장수시대다. 65세면 정부에서 공인한 노인에 해당한다. 10년 전만 해도 이때쯤 되면 ‘할머니’, ‘할아버지’란 단어가 익숙한 시기였지만 지금은 다르다. 자신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삼고 본인의 건강을 위해 좋은 음식은 마다하지 않는다. 신체나이도 역시 젊다.

노인성 난청은 유전, 노화, 소음, 이(耳)독성 약물, 흡연 등으로 발병한다. 우리 귀에 있는 달팽이관 속의 유모세포와 청신경이 퇴행하며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표현이 어울릴까.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난청은 귀뿐만 아니라 뇌와도 직간접적인 연관이 있다.

노인성 난청을 겪고 있는 사람들은 귀의 청각기능 장애뿐만 아니라 뇌의 청각기능에도 장애가 온다.

우리가 시끄러운 곳에서 듣고 싶은 소리만을 골라 들을 수 있고, 소리가 나는 정확한 방향을 감지하며, 넓은 광장에서도 울리는 마이크 소리를 선명하게 들을 수 있게 하는 것은 바로 뇌의 기능이다.

뇌에서 소리를 구분하고 분석해 정확히 들을 수 있게 하는 능력이 있는데 난청이 있으면 이러한 뇌 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뇌에는 말소리를 듣고 이해하는 베르니케 영역이라는 부위가 있는데 난청이 있는 사람은 이 부위가 많이 위축돼 있다.

이처럼 난청은 언어 문제뿐만 아니라 치매와도 연관이 있다. 치매환자의 뇌를 조사해보면 독성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가 발견되는데 최근 동물실험을 통해 난청을 가진 쥐의 뇌에서 이러한 독성 단백질이 축적된다는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

난청 자체로 인한 우울감이나 자신감의 상실 등으로 점점 고립되고 혼자 지내기 시작함으로써 뇌의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기회를 잃게 되는 점도 치매의 한 원인이다.

이렇게 치매 확률을 높이는 노인성 난청은 아쉽게도 완치할 수 없다. 다만 노인성 난청 발병 초기에 보청기를 착용하면 청력 손실의 진행을 막는다는 사실이 우리를 안심시켜 준다. 지금 내 청력을 생각해보자. 만약 가족의 이야기가 들리지 않거나 소리는 들리지만 이해하기가 어렵다면 한번쯤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진단과 올바른 보청기 처방을 통해 도움을 받아보는 것은 어떨까?
김성근 김성근이비인후과 원장
김성근 김성근이비인후과 원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