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뷰티’의 아름다운 약속, 박병순 셀파크피부과 원장

  • 입력 2016년 2월 12일 13시 11분


자신의 세포로 영원한 아름다움 지켜 … 2003년 이후 줄기세포 미용성형 영역 개척

이목구비를 성형해 천편일률적인 미인을 양산하던 미용시술의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 자신의 자연미(美)를 최대치로 끌어올려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게 해주는 안티에이징 성형이 부상하는 추세다.

이같은 현상은 ‘부티의 정석’ 압구정동·청담동 일대에서 대세를 이루고 있다. 최근엔 자신의 세포를 활용한 ‘셀뷰티’(cell beauty)가 입소문을 타며 공공연한 ‘뷰티시크릿’으로 자리잡았다. 인위적인 보형물 없이 자신의 조직으로 아름다움을 살리는 게 매력 포인트다.

셀뷰티를 이끌어온 1세대 프론티어로 박병순 셀파크피부과 원장을 꼽을 수 있다. 유명 네트워크 피부클리닉인 리더스피부과를 공동 창립했던 그는 2013년 국내 최초로 세포를 활용한 미용치료를 전문적으로 시행하는 ‘셀파크피부과’를 독립 개원, 말 그대로 ‘영원한 아름다움’을 실현시켜주는 중이다. 세포미용치료는 수준 높고 안전한 것은 기본이고 시술 효과가 즉시 눈에 보여 고객의 만족도가 높다.

박병순 원장은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은 피부과 의료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려면 네트워크 병원시스템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라며 “정보력이 높아지고 현명해지는 소비자의 니즈에 맞는 고퀄리티 의료서비스를 시행하기 위해 셀파크피부과 설립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박 원장이 안정적인 피부과 프랜차이즈를 뒤로 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은 세포치료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그는 안티에이징 치료를 일종의 재생의학(regenerative medicine)으로 본다. 재생의학은 자신의 세포나 단백질을 이용해 노화로 퇴화됐거나 질병으로 결손된 부위를 치료하는 첨단의학의 한 분야다.

충분히 검증된 세포치료를 활용하면 생체친화적이고 친환경적으로, 안전하게 미모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이를 바탕으로 세포동안술·세포안면윤곽시술·줄기세포모발재생술(HORP 치료) 등 다양한 분야에 세포 시술을 접목, ‘셀뷰티 명의’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그는 ‘안티에이징 타임캡슐’로 불리는 세포뱅킹을 핵심 서비스로 내세우고 있다. 세포뱅킹은 자신의 복부 등에서 추출한 젊고 건강한 세포를 보관해놨다가 필요할 때마다 피부 속 진피층에 투여해 콜라겐을 증식시킴으로써 나이 들어 노화된 피부를 젊은 과거의 상태로 되돌리는 미용치료다. 뿐만 아니라 이 과정에서 다양한 성장인자가 분비돼 주변 세포까지 활성화시켜 젊음을 깨운다. 이로써 주름·흉터가 개선되고, 피부탄력을 높이며, 피부톤이 환해지는 등 전반적인 안티에이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세포를 이마, 코, 턱, 팔자주름 등에 주입하면 이물감 없이 우아하게 꺼진 볼륨감을 채워 이목구비를 살릴 수 있다. 끊임없이 생성된 콜라겐이 자신의 조직 일부로 자리잡으며 기존 안티에이징 시술에 비해 시술 효과가 오래 가는 게 강점이다. 필러나 지방이식에 비해 세포치료는 한번 시술로 비교적 오래 가며 흉터치료는 거의 반영구적이라 할 수 있다.

박 원장이 가장 추천하는 치료가 초기 탈모 환자에 대한 세포치료다. 경구용 약물의 부작용이나 내성 문제를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도전해볼 만하다. 세포를 두피에 주입하면 모발이 굵고 밀도가 증가하는 등 두피환경이 건강해지며, 모낭세포가 빨리 자라도록 유도해 모발수가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이렇다보니 남성 환자 비중이 여느 피부과에 비해 높은 편이다. 셀파크피부과를 찾는 남녀 비율은 여성이 65%, 남성이 35% 정도다. 박 원장은 “요즘에는 주름을 펴 인상을 좋게 만드려는 정치인 및 기업 CEO, 남성호르몬 감소로 탈모를 우려하는 중년남성 가운데 셀뱅킹을 의뢰하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세포치료는 박 원장이 10여년 간의 연구를 통해 특허를 획득한 세포캡슐로 안전성과 생착률을 높여 더욱 신뢰할 수 있다. 세포캡슐은 세포가 피부조직에 안착하는 것을 최적화하기 위한 장치로 세포에 항산화제, 비타민, 아미노산, 무기질 등 활성화화합물을 첨가한 주사제다. 그는 “몇 년 전 세포뱅킹을 통해 시술받은 중년 여성이 얼마 전 딸까지 데려와 같은 시술을 권하는 모습을 보고 완벽한 안정성을 확인받은 듯 뿌듯했다”고 말했다.

세포치료의 매력은 조직을 드라마틱하게 재생시키는 데 있다. 아름다움을 살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과도한 성형수술로 괴사된 피부를 살려내기도 한다. 박 원장은 한 제약회사 사원과의 치료과정이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자신이 판매한 필러 제품에 자부심을 갖고 있던 제약회사 영업사원 김모 씨(36)는 남들의 예뻐지는 모습에 본인도 코에 필러 시술을 받았다. 운이 나빴던 것인지 시술 직후부터 극심한 통증이 시작됐다. 시술 병원에서 처방한 염증 완화용 항생제를 먹어도 소용이 없었다. 코 주변이 점점 부어오르고 서서히 괴사되기 시작하자 그제야 ‘아차’ 싶었다. 생업을 포기할 수 없었던 그는 마스크와 뿔테안경을 끼고 괴로운 마음으로 일을 이어갔다.

필러 시술이 잘못 되면 3일 안에 주입한 필러제를 짜내고 손상된 조직을 치료받아야 한다. 하지만 김 씨는 단순 염증으로 여긴 탓에 시간이 흘러 결국 코가 내려앉아 재건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자가지방이식이나 조직이식수술로 코 모양을 어느 정도 복원할 수는 있지만 흉터가 남는 것을 감수해야만 했다.

이에 박 원장은 김 씨에게 줄기세포치료를 제안했다. 줄기세포에는 상처를 치유하는 각종 성장인자가 들어있어 염증과 붉은기를 가라앉히는 것은 물론 괴사된 피부를 재생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김 씨는 세포치료로 잃어버린 얼굴을 되찾게 됐다. 김 씨는 “세포치료를 받지 않았다면 의지에 상관 없이 일을 그만두고 나쁜 마음을 먹었을 것 같다”며 “줄기세포가 삶을 다시 찾아준 이후로 더욱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박 원장이 ‘재생치료’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88년 여름, 서울올림픽 열기에 들떠 있던 대학교 1학년 시절 템플스테이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절친과 불교 공부에 심취해 있던 그는 ‘송광사’를 찾아 법정 스님과 인연을 맺게 된다. 당시 스님은 박 원장에게 ‘절에서 지내는 동안 잘 쓰지도 않는 내 방을 쓰라’고 했다.

박병순 원장은 “주지 스님에게 중이 되어 공부하고 싶다고 했더니 ‘치료에 입원이 필요한 것도 아닌데 굳이 그럴 게 있느냐. 통원치료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씀하시더라”고 회상했다. 굳이 출가하지 않아도 일상에서도 얼마든지 불교공부를 할 수 있다는 말이 들어왔던 것이다. 그는 ‘바닷물이 짜다는 것을 다 먹지 않아도 알 수 있다’는 말처럼 ‘세상의 도를 다 배운다고 원리를 터득하는 것은 아니다’는 주지스님의 말씀을 늘 마음에 새기고 있다.

박 원장은 “대학교 1학년 겨울방학은 잊지 못할 일들로 가득하다”며 “저녁 9시에 잠들어 새벽 3시에 일어나, 5시에 식사하는 게 힘들었다”고 말했다. 속세에 젖어있던 습관이 하루아침에 바뀌는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달 정도 지나며 몸이 변하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한창 괴롭히던 여드름이 싹 없어지고, 몸을 씻지 않아도 깨끗하며, 피곤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박 원장은 이같은 불교의 정화되는 느낌이 재생의학을 연구하면서 비슷하게 다가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불교의 용맹정진처럼 ‘끊임없이 도전하며 배우는 삶’을 실천하고 있다. 그는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많다”며 “멈추지 않고 발전하는 의료인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열정적으로 배우고, 배움 자체를 즐기고, 기왕 배우려면 ‘오리지널(원조)’를 찾아가자는 원칙을 실천하려 애쓴다.

2002~2005년 다양한 수술·시술법을 배우기 위해 세계를 돌아다니며 해당 시술의 그루를 만난 것도 이런 원칙의 산물이다.

박 원장은 연구 초창기에 지방줄기세포가 피부와 모발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가정하고 이를 검증해왔다. 세포의 기질을 만들어 내는 공장에 세포를 넣어주면 피부가 두꺼워지고 촉촉해져 노화와 탈모의 근본적인 대책이 될 것이라 판단한 게 적중한 것이다. 이후 기초연구와 임상시험을 바탕으로 간편하고 지속적으로 자가세포를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한 게 셀뱅킹과 세포치료술이다. 2004년 세포시술을 지방이식에 접목한 고타로 요시무라 일본 동경대 성형외과 교수의 학술대회 강의를 들은 게 줄기세포에 대한 공감대 형성의 단초가 됐다.

셀파크피부과는 세포 채취부터 활용은 물론 ‘보관’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자체 세포뱅킹 시스템을 갖췄다.박병순 원장은 세포치료와 줄기세포 연구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6종의 국내외 관련 특허를 취득했고, 수십 여편의 관련 논문도 썼다. 그가 내놓은 논문들은 이론 증명에 그치지 않고 실용화될 정도로 높은 수준을 자랑한다.

그의 석사논문은 피부과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있는 JID피부과저널에 실렸다. 레지던트 때 ‘비타민D의 효과’를 주제로 쓴 논문은 한 화장품회사의 주성분으로 활용될 정도였다. 2008년에는 미국 피부외과학회가 선정한 ‘그해 가장 많이 읽힌 논문’에 선정, 2009년에는 미국 스프링어(Springer)사의 의학교과서(Text book of Aging skin) 편찬에 반영되기도 했다. 세포로 미용치료를 한다는 것 자체가 세계의 이목을 모으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이런 인정을 받은 그는 해외 ‘셀뷰티 강의’ 원정에 종종 나선다.

박병순 원장은 “과거 한국 의사는 특허와 논문에 큰 관심이 없는 편이었지만, 나는 일찍이 시술 차별화와 특허등록, 논문저술의 중요성을 깨닫고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이론적인 탄탄함으로 무장하고 수많은 임상경험을 논문을 실용화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박 원장이 세계 의료인들을 만나며 느낀 것은 ‘재능 있는 사람 수에 비해 존경할만한 사람은 많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는 “요즘 뛰어난 의사가 많지만 정작 사람들이 존경하는 의사는 적다”며 “당장의 이익보다 자신의 분야를 꾸준히 연구해 나름대로의 업적을 세상에 내놓고, 이에 바탕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훌륭하고 존경할 만한 의사가 되는 게 소망”이라고 밝혔다.

그는 무엇보다 “과학자의 입장에서 한국이 세계 헬스케어산업 분야 중 일류로 인정되는 게 아직 없다는 점이 항상 아쉽다”며 “세포치료를 통해 국내 생명공학기술을 세계적인 트렌드로 발전시키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병순(朴丙淳) 원장의 프로필
1994년 서울대 의대 최우등졸업상 수상
1997~1999년 서울대 의대 의학석사
2002~2005년 고려대 의대 의학박사
2002~2013년 리더스피부과 네트워크 공동 창업
2008~2011년 서울대병원 겸임 조교수, 초빙 조교수
2011년~ 성균관대 의대 외래교수
2013년~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외래교수
2005년~ 숙명여대 원격대학원 실버케어과정 교수
2009년 마르퀴즈 후즈후 등재
2008년 대한피부과학회 학술대회 최우수 포스터연제상 수상(지방유래 줄기세포 성장인자의 발모효과)
2009년~ 세계줄기세포학술지 편집위원
2009년~ 세계피부과학회지 편집위원
대한피부과학회 정회원
미국미용외과학회(AACS) 정회원
미국지방흡입학회(ASLSS) 정회원
미국탈모치료학회(ASHRS) 정회원

글/취재 = 동아닷컴 라이프섹션 정희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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