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들어가면 정동길이 나온다. 봄에는 초록빛 가로수가, 가을엔 알록달록한 단풍으로 풍성했던 가지들이 겨울이라 앙상하다. 이 앙상한 가지의 나무들을 양옆에 끼고 걷는다.
예스러운 느낌도 나고 외로워도 보이는 이 길은, 조용하지만 정겹기도 하다. 날이 어둑어둑해지면서 가끔씩 지나는 식당과 카페들이 조명을 켠다. 따스한 불빛과 함께 눈이 쌓여가는 거리는 겨울이라 더 운치 있다.
소중한 사람이 생각나는 그곳
정동길을 걷고 있다 보면, 소중한 사람들이 생각난다. 손을 꼭 잡고 걷는 중년의 부부를 보며 부모님이 생각났고, 한 발짝 내디딜 때마다 ‘까르르’ 웃으며 이따금씩 사진을 찍는 여고생 무리를 보며 고등학교 친구들도 생각났다. 그리고 따뜻한 차나 간식거리를 ‘호호’ 불며 사 먹는 커플을 보니 연인도 생각났다.
겨울이 가기 전, 소중한 사람과 함께 눈 내리는정 동길을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특별히 무엇을 하지 않고 걷기만 해도 그 겨울 따뜻한 추억을 하나 갖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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