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은 치료하기 까다로운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외부에 실질적인 음원자극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잡음이 들리는 주관적인 질환인 특성상 표준치료법을 만드는 게 어렵다. 오죽 고통이 심하면 ‘귀에서 나는 울음’이라는 뜻을 가진 이명(耳鳴)으로 병명을 지었을까.
이명으로 병원에 가면 신경안정제와 항우울제 혹은 진정제를 처방한다. 곧바로 증상이 완화되지만 자연치유가 되지 않는 이상 재발될 확률이 크다. 원인치료가 안 됐기 때문인데, 그렇다고 딱히 더 해줄 것도 없는 게 서양의학의 한계인 셈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한방의 이명치료법이 주목받고 있다. 자연치유력을 높이는 한방의 접근방식이 이명질환에 적합하다. 유종철 청이한의원 원장은 “이명은 원인이 불분명한 질환”이라며 “한의학에서는 원인을 찾아서 제거한다기보다는 자연치유력을 높여 우리 몸이 스스로 병마와 싸워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기르는데 초점을 둔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방치료기술인 한약과 침은 인체의 자연치유력을 높여주는 데 최적화돼 있다”고 덧붙였다.
한의학의 맥진 결과 이명은 십중팔구, 요즘 말로 풀어내면 ‘스트레스 과다’로 진단된다. 각종 의학통계에서도 이명과 스트레스의 상관성은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인체가 지속적으로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인체항온성이 상실돼 안면부와 흉부에 열이 집중되는 반면 사지말단 부위의 체온은 저하되는 병리적 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귀로 가는 혈류의 흐름에 악영향을 끼치면서 실체 없는 소리들이 들리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현재로선 가장 신빙성 높은 한의학적 추론이다. 이런 개념 아래 한방이명치료는 스트레스 해소와 균형감을 잃은 체내 신진대사의 복원에 중점을 둔다. 유 원장은 “머리와 안면부에 몰린 열감을 해소하면 이명 증상이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것을 임상을 통해서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며 “한약과 침 치료는 체열의 균형을 맞춰 열이 신체 중요 부위나 장기에 정체되는 것을 해소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방이명치료는 생활습관 교정을 중시한다. 아무리 치료를 잘 받더라도 술 마시고 늦게 잠들고 워커홀릭에 빠지면 말짱 도루묵이기 때문이다. 평상시 과로를 피하고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해야 하며, 신진대사를 촉진시키는 유산소운동, 등산, 산책 등을 꾸준히 실행하면 자연치유력이 강화된다. 반신욕을 통해 전신의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는 것도 도움이 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