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리프팅 전성시대, ‘실’ 하나로 피부 문제 해결될까

  • 입력 2016년 4월 8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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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easy) 리프팅의 전성시대다. 아프지 않게, 간편하게, 한번 시술로 젊은 얼굴로 돌아가려는 사람이 대다수다. 전국민이 ‘동안’을 원하는 분위기에서 중심에 선 게 ‘실리프팅’이다.

실리프팅은 안면거상술의 대안으로 등장한 리프팅 시술이다. 수술 없이 의료용 실을 피부 속에 삽입해 헤어라인에서 당겨 처진 피부를 끌어올리는 원리를 활용한다. 이는 기존 수술법에 비해 혁신적이었으나 최초의 실리프팅은 녹지 않는 실로 이뤄져 이물감, 어색한 표정, 근육 움직임 제한 등 부작용이 적잖았다.

콜라겐 밴드 증식시켜 탄력 높여 … 한국, 실리프팅으로 미용치료시장 주도

이를 보완한 게 ‘녹는실 리프팅’이다. 피부조직 재생을 유도해 주름을 개선하고 탄력을 회복시키는 리프팅 시술이다. 실을 피하층과 진피층 사이에 주사하면 주변 조직을 자극하며 콜라겐 밴드가 생성된다. 생성된 밴드가 서로 얽히고 설켜 피부를 팽팽히 당겨 주는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흔히 실리프팅에서 주입되는 ‘실 개수’를 중시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많이 주입될수록 그만큼 콜라겐 밴드가 많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최근엔 밴드형성 효과를 더욱 얻기 위해 실에 돌기를 추가해 더 높은 장력을 발생시킨다. 이때 쓰이는 녹는실은 체내 봉합사로 쓰이는 ‘PDO’(polydioxanone)를 주로 활용한다. 심장수술에도 쓰일 정도로 안전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등 안전성을 입증했다.

녹는실 리프팅은 한국이 주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미용시장에서는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에 불과하지만 한국은 이미 실을 활용한 다양한 오프라벨 치료가 등장해 미용치료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녹는실 리프팅에 대한 임상논문을 발표한 곳도 한국이다. 이상준, 김형섭, 장가연, 서동혜 피부과 박사팀은 녹는실 리프팅으로 피부 노화를 해결한 임상 결과를 국제학술지 ‘피부외과지’(Dermatologic Surgery)에 발표했다. 2012~2014년 2년간 23∼62세(평균 연령 44.13세) 성인 남녀 31명을 대상으로 시술한 결과 전반적 시술효과에 대한 조사에서 대상자의 87%가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개선됐다고 밝혔다. 시술 전후 의료진의 객관적 임상 평가에서 피부 질감 및 탄력은 환자의 70.9%(22명)가 ‘탁월’ 또는 ‘양호한 개선’을 보였고, 리프팅 효과는 71.0%(22명)가 ‘탁월’, ‘양호’, 또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형 얼굴·깊은 주름 등에는 드라마틱한 라인 개선 효과 적어

간편하고 시술 효과가 즉각적이지만 실리프팅만으로 완벽한 노화 개선 효과를 기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도 있다. 취업준비생 황모 씨(24·여)는 둔해보이는 인상을 개선하기 위해 실리프팅을 받았지만 광고와 달리 그리 타이트한 얼굴을 기대하긴 어려웠다고 말했다. 화장이 잘 먹는 듯한 느낌은 있었지만 비포애프터 사진에서 봤던 ‘드라마틱한 얼굴라인 개선 효과’는커녕 아무도 자신의 시술 사실조차 모르는 듯했다.

윤근철 성균관대 강북삼성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실리프팅은 콜라겐 증식 효과로 피부개선 효과가 있지만 효과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해 실망하는 경우가 적잖다”며 “일시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노화 개선 효과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실을 통해 피부주름를 개선할 수 있는 케이스가 생각보다 많지 않기 때문이다. 주름이 진 정도가 극도로 심하거나, 피부 자체가 두꺼운 경우라면 실을 활용한 리프팅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요즘 실리프팅은 중장년층의 전유물이 아닌 얼굴라인으로 고민하는 20~30대 젊은층의 수요가 높아 피부노화가 덜 된 피부에 적용하면 원하는 결과가 나오기 어렵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윤 교수는 “두껍고 튼튼한 젊은 피부라면 가느다란 실을 건다고 그대로 라인이 따라오는 게 아니다”며 “무거운 지방층을 견디기 어렵거나, 콜라겐 밴드가 형성되더라도 타이트닝 효과는 미미한 정도여서 드라마틱한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시술 자체가 간단한 만큼 ‘easy come easy go’라는 말을 생각해보면 중장년층에서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50대 이상 중년층이라면 실리프팅보다 주름제거수술을 고려해보는 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안면거상수술은 피부 아래 근육과 근막층을 박리한 뒤 피부를 당겨 주름을 펴는 미용성형이다. 얼굴 전체적으로 주름을 없앨 경우 보통 전신마취를 하게 되며, 5시간 이상이 걸린다. 하지만 최근에는 환자가 원하는 부위의 주름을 부분적으로 없애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국소마취로 2~3시간 정도 안에 끝난다.

배원배 더멘토성형외과 원장도 비슷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최근 V라인 등 매끈한 얼굴윤곽이 선호되면서 실리프팅 등 리프팅시술을 선호하는 20~30대 젊은층이 적잖다”며 “하지만 젊고 건강한 얼굴라인을 실로 올리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지방형 얼굴을 실로 개선하는 데에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배 원장은 “실리프팅은 피부가 얇고 처짐 정도가 심하지 않은 사람에게 유리하지만, 얼굴이 통통해 고민하는 사람에게는 권하지 않는다”며 “또 실리프팅 효과가 영구적으로 지속되는 게 아닌 만큼 시간이 흐르며 다시 처지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얼굴살로 고민하는 사람에게는 레이저를 활용해 지방을 녹이는 ‘브이스컬프’가 적합하다”고 말했다.

브이스컬프는 일종의 지방용해 페이스 리프팅 치료다. 절개하지 않고 지방층에 레이저를 쏘아 특수 캐뉼라로 흡입하고 얼굴의 입체감을 살리도록 지방을 재배치해 세련된 인상을 만든다. 1444㎚ 파장의 레이저는 지방에만 선택적으로 작용, 주변조직을 거의 손상시키지 않아 부기가 적고 이후 얼굴살이 차오를 우려가 적다. 미세한 레이저관이 진피층에 직접적인 열자극을 내면서 표피층을 끌어당기고 콜라겐을 리모델링해 타이트닝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이 시술 역시 일상생활로 바로 복귀할 수 있어 지방으로 인한 얼굴처짐으로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도전해 볼 만하다.

기존 실리프팅 시술법 보완해 효과 높이기도 … 다른 시술과 병행시 시너지

최근에는 기존 실리프팅 시술의 단점을 인정하고 이를 보완해 단독 시술로도 타이트닝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의료진도 있다. 박명욱 더새로이의원 원장은 “정확한 부위에 딱 맞게 걸어 당겨주면 실리프팅만으로도 충분히 리프팅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기존 실리프팅은 ‘실을 고정하는 부위’ 탓에 잘 풀릴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시술 시 흔히 부드러운 측두근막 한가운데에 아슬아슬하게 고정돼있다가 위쪽이 조금이라도 찢어지면 아래로 피부가 한번에 처지는 게 다반사라는 것이다. 박 원장은 측두근막과 뼈막이 만나는 단단한 곳에 고정하면 실이 쉽게 풀리지 않고 통증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근철 교수는 “실리프팅이 아예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고, 시간이 없는 사람에게는 단시간에 간편한 시술로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다만 단독으로 시술할 때보다 지방흡입, 안면거상, 안면윤곽성형수술 등과 병행했을 때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취재 = 동아닷컴 라이프섹션 객원기자 정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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