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사냥 본능을 없앨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식겁하겠지만 사람의 비호 아래 그 수를 늘려가는 상황에서 다른 야생동물 공격을 막고, 사람의 집에 사냥한 동물의 사체를 가져 오는 일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영국 브리스톨대학교의 한 과학자가 고양이 유전자 변형을 통해 장기적으로 사냥 본능을 완전히 없앨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지난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수의사이자 브리스톨 대학교 고양이 행동전문가인 존 브래드쇼 박사는 첼튼엄 과학 페스티벌에서 "우리는 고양이가 1만년간 (쥐를 잡도록) 독려했고, 고양이는 그대로 진화했지만, 최근 20년간 우리는 그것을 원치 않고 있다"며 "고양이가 사냥할 필요가 없는 데도 사냥하는 것을 해결할 방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포유동물 소사이어티(the Mammal Society)의 조사에 따르면, 영국 고양이 1000만마리가 1년에 2억7500만마리를 먹이로 잡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 가운데 새는 5500만마리에 달했고, 파충류, 양서류 등도 고양이의 먹이가 됐다.
호주에서는 고양이가 토착 종들을 먹이로 삼고, 그 수를 늘려가자 대규모 살처분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영국 왕립애조협회(RSPB)는 고양이가 영국 새의 수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는 없다고 보고 있다. 다만 고양이가 약하고 아픈 새를 공격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만 인정했다.
브래드쇼 박사는 고양이의 사냥 본능은 유전자 15개 또는 20개로 결정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야생고양이 유전자가 길들여진 고양이와 확실히 다른 것은 15~20개 정도로, 이 유전자가 사냥본능을 담은 유전자란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사냥 훈련을 받지 않은 고양이들 가운데 사냥을 하는 고양이도 있고 못하는 고양이도 있다"며 "아마 이를 뒷받침하는 유전자 변형이 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그는 사냥 본능 유전자를 조작한 고양이종을 만들어서 사냥 본능을 완전히 없애면, 집에 죽은 동물을 데려오는 일을 막고, 다른 야생동물도 보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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