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Beauty]눈에 포도막염 재발 잦다면… 강직척추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5일 03시 00분


강직척추염 증상과 치료


한성훈 교수 인제대 상계백병원 류마티스내과
한성훈 교수 인제대 상계백병원 류마티스내과
진료를 하다 보면 하나의 증상이 전혀 다른 부위의 병증을 밝혀내는 열쇠가 되는 경우가 있다. 필자의 환자 중에도 눈에 포도막염(안구의 포도막에 생기는 염증)이 자꾸 재발해 고생하다가 전신질환이 의심돼 류마티스 내과에서 복합적인 검사를 진행한 결과 강직척추염 진단을 받은 환자가 있었다. 그 환자는 질환을 초기에 발견해 적극적인 약물치료와 관리를 한 덕분에 지금은 무리 없이 일상생활을 해 나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강직척추염은 국내 환자 수가 약 3만8500 명(2015년 말 기준)에 이르는 질환인데 이 중 40%가량이 20, 30대 젊은이들이다. 이 병은 우리 몸의 면역계가 스스로를 공격하는 자가면역 질환의 일종으로, 척추 관절에 염증이 생기면서 점점 뻣뻣하게 굳는 병이다. 보통 척추와 골반뼈가 만나는 엉치엉덩관절부터 염증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로 인해 허리가 뻣뻣하고 아픈 염증성 요통이 발생한다. 증상은 아침에 자고 일어난 직후 가장 심하고 일어나서 활동을 하기 시작하면 덜해지는 경향이 있다. 병이 진행될수록 염증이 점차 척추 윗부분으로 올라가게 되며, 심해지면 목을 돌리거나 허리를 굽히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강직척추염은 일단 관절 변형이 일어나기 시작하면 원래 상태로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40세 미만이면서 △허리 및 엉덩이 통증이 3개월 이상 계속되고 △새벽이나 늦은 밤 쉴 때 통증이 더 심하다가 활동하면 나아지고 △가족 중 강직척추염 진단을 받은 사람이 있는 경우 류마티스 내과를 방문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또 발목이나 무릎관절이 자주 붓거나 아킬레스건염이나 포도막염, 피부건선과 요통이 함께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 질환은 면역계가 어디를 공격하느냐에 따라 척추 외에 눈이나 폐, 심장 등에도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환자의 20∼30%가 눈에 포도막염 증상을 겪는다. 그러므로 감염 등 특별한 이유 없이 계속해서 포도막염이 재발하는 경우 한번쯤 강직척추염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강직척추염은 가능한 한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약물치료로 염증을 가라앉히고 척추 변형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에는 통증과 염증 억제를 위한 진통소염제가 기본적으로 쓰인다. 생물학적 제제인 항TNF제제도 염증을 줄이고 관절 증상을 치료하며 포도막염 등 동반질환 치료에도 좋은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강직척추염은 아직까지 원인이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아 완치는 어렵다. 치료의 목표는 병의 증상을 최대한 가라앉혀 일상생활에서의 불편을 줄이고 기능을 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개인마다 증상과 병의 진행 정도가 매우 다르기 때문에 불확실한 인터넷상의 정보나 민간요법 등에 의지하지 말고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질환을 꾸준히 관리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한성훈 교수 인제대 상계백병원 류마티스내과
#health&beauty#강직척추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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