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갈더마의 바르는 안면홍조 치료제 ‘미르바소’(성분명 브리모니딘, Brimonidine ) 론칭 간담회에 참석한 배우 강예원 씨의 말이다. 미르바소 홍보모델로 발탁된 그는 실제로 안면홍조가 콤플렉스다. 그는 “피부관리를 받고 싶어도 예민하고 붉어지는 얼굴 때문에 포기해야 했다”며 “아버지와 형제들도 모두 겪는 상황이라 유전 문제로 포기할 수밖에 없더라”고 솔직한 마음을 공유했다.
안면홍조, 놀림거리 아닌 ‘피부질환’ … 방치시 모공혈관 확장증으로 악화
흔히 ‘촌년병’ ‘홍당무’ 등 놀림거리로만 여겨지는 안면홍조는 분명 피부질환이다. 다양한 외부자극에 의해 피부 속 혈관이 확장됐다가 수축되지 못하면서 얼굴이 붉어지며 열감이 느껴진다. 잡티 못잖게 붉은 기도 피부 톤을 칙칙하게 하는 원인이다.
안면홍조가 지속적으로 일어나면 피부 혈액순환 및 신진대사가 저하돼 피부가 푸석해지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피부가 흰 사람에게 흔하며 동양인보다는 서양인(백인)에서 호발한다. 얼굴이 하얗고 금발일수록 유병률이 높았다.
이런 경우 혈관 탄력이 떨어지며 같은 자극에도 혈관이 쉽게 늘어나고 염증이 진행될 우려가 높다. 안면홍조가 악화되면 ‘주사’(딸기코, Rosacea)로 이어지기도 한다. 햇빛 등 외부자극까지 지속된다면 모세혈관 확장증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이런 경우 코나 턱 모양이 변하기도 한다.
국내 안면홍조 환자 3년간 증가세 … 신체 불편 없지만 주변 시선에 불편
국내 안면홍조 환자는 최근 3년간 지속적으로 증가세다. 강훈 가톨릭대 성바오로병원 피부과 교수는 ‘4개 종합병원 안면홍조 환자 분석 및 국내 안면홍조 환자의 삶의 질 조사’를 발표했다. 2013년 5월~2016년 4월까지 서울아산병원·고려대안암병원·서울보라매병원·가톨릭대 성바오로병원 피부과를 방문해 안면홍조를 진단받은 환자 2949명을 분석한 결과다. 남녀 성비는 약 3대7로 여성 환자가 남성에 비해 2배 이상 많았다. 주로 30~50대 중년층 유병률이 가장 높았으며, 시기적으로는 기온 격차가 커지는 봄과 추운 겨울에 환자 수가 가장 많았다.
안면홍조를 겪는 사람들은 특별히 신체적 불편함을 느끼지는 않았지만 삶의 질이 저하된다는 데 공감했다. 갈더마코리아가 지난 1~9일 안면홍조 증상을 가진 전국의 만 20~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67%의 환자는 안면홍조 때문에 대인관계·대외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66%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놀림을 받은 경험이 있었고, 68%는 ‘술에 취해 있다’는 오해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전체 환자의 88%가 자신감 하락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안면홍조 가진 사람과는 심지어 친구도 되기 싫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세계적인 안면홍반 권위자 토마스 더시카 박사(독일피부과학회 가이드라인 제정 담당)도 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 안면홍조 환자 4000만명이 비슷한 상황을 겪는다고 소개했다. 더시카 박사는 “얼굴은 중요한 소통수단”이라며 “안면홍조는 방치 시 다른 질환으로 악화되는 측면도 있어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안면홍조가 개인의 인지에 미치는 심리적 영향’을 주제로 독일·영국 등 8개국에서 진행된 안면홍반의 심리적 영향에 대한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 응답자들은 안면홍반이 없는 얼굴 사진을 보여주었을 때 좋은 건강 상태 및 긍정적인 성격을 나타내는 단어를 떠올린 반면 안면홍조가 있는 얼굴의 경우 나쁜 건강 상태 및 부정적인 성격과 연관된 단어를 떠올렸다. 응답자의 83%는 사진을 보고 가장 첫 눈에 들어온 게 ‘피부상태’였다고 답해 안면홍반이 첫인상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같은 연구 결과는 모든 나라에서 일관적이었으며 8개국 중 5개국에서는 안면홍반이 있는 여성이 남성보다 더 부정적으로 평가받는 등 성별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심지어 응답자의 48%는 안면홍조를 가진 사람과 친구가 되고 싶지 않다고 답해 충격을 안겼다. 안면홍반이 없는 사진을 본 응답자의 71%는 친구가 되고 싶다고 답해 안면홍조가 분명 대인관계에 영향을 끼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 병원찾기까지 평균 ‘16개월’ … 민간요법에 의지
하지만 안면홍조 환자 중 상당수는 병원치료보다 민간요법을 선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갈더마 조사 결과 치료를 위해 피부과 병의원에 방문한다는 응답(중복응답)은 27%에 그쳤다. 환자 대다수(75.8%)는 홈케어, 민간요법 등 비전문적인 방법을 택했다.
병원을 찾기까지 시간도 오래 걸렸다. 환자들은 발병 후 평균 16개월이 지나 병원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발병 후 5년이나 지나 내원하는 환자도 8.3%로 적잖았다.
이는 환자 스스로 안면홍조를 질병으로 분류하기보다 ‘선천적 문제’로 여기는 탓이 크다. 환자 62%는 안면홍조를 치료할 만큼 심각한 질환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며, 환자의 80%는 안면홍조를 방치할 경우 다른 피부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또 의료진보다 인터넷(78%), 친구(49.5%), 온라인 커뮤니티(41%) 등에서 질환 정보를 습득했다. 질환에 대한 경각심과 전문의로부터 올바른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인식을 제고해야 하는 상황이다.
미르바소, 스킨케어하듯 적정량 얼굴에 바르면 붉어짐 증상 안전하게 완화
이번에 론칭한 미르바소는 성인의 주사로 인한 지속적인 안면홍조를 완화시키는 연고 타입의 전문의약품이다. 도포 30분 이후부터 최대 12시간까지 홍반 완화 효과가 지속돼 만족도가 높다. 증상이 경미한 사람은 크림을 바르는 것만으로도 질환을 관리할 수 있다. 마치 스킨케어를 하듯 관리할 수 있어 간편하다.
주성분인 브리모니딘은 본래 녹내장 치료에 널리 쓰이는 점안액의 주성분으로 안전성 면에서 뛰어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기존 안면홍조치료제와 달리 유방암을 유발하는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틴 등 호르몬을 함유하지 않은 ‘비호르몬성 제제’인 것도 장점이다. 갈더마는 335명이 6개월, 229명이 1년간 사용한 임상시험 결과 미르바소는 위약 대비 우월한 효능을 보였다고 소개했다. 참여자 일부에서 경미한 피부 트러블이 발견된 것 외에 별다른 이상반응은 나타나지 않았다.
또 12개월 이상 장기 사용했을 때의 안전성과 양호한 내약성도 입증했다. 중등도 및 중증 주사 환자를 대상으로 52주 넘게 1일 1회 도포되는 미르바소의 장기안전성을 평가한 결과, 안면홍반의 효능 측정 수치인 CEA(Clinician Erythema Assessment) 및 PAS(Patient Self-Assessment)가 유의하게 개선됐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조소연 서울보라매병원 피부과 교수는 “기존 파록세틴 성분의 경구제 등 치료 약제가 있지만 항우울제 성분이라는 점 등 한계가 존재했다”며 “반면 브리모니딘은 레이저 시술과 병용하거나 시술 전 요법으로 기대되는 약제”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안면홍조를 일으키는 원인을 한 가지로 꼽기는 어렵다”며 “홍조를 제대로 관리하려면 좋다는 것을 시행하기보다는 ‘나쁜 요소’를 제거하는 게 더 시급하며, 얼굴온도 높이는 요소는 모두 배제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가령 음주, 사우나, 자외선, 카페인, 자극적인 음식, 뜨거운 음식, 스트레스, 건조한 실내 환경 등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미르바소도 의약품인 만큼 남용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미르바소는 자칫 자극적으로 느껴질 수 있어 처음엔 희석해서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 이쑤시개, 성냥등으로 쌀알 크기만큼 덜어낸 뒤 수분크림 등에 섞어 쓰는 게 도움이 된다. 3일간 피부 자극이 없으면 천천히 양을 늘려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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