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명 음식점의 인기 메뉴를 사먹는 대신 레시피를 구해 직접 조리해서 먹는 카시피(copy+recipe)족과 프랜차이즈 식음료 매장에서 정식 메뉴판엔 없는 메뉴를 만들어 먹는 모디슈머(Modify+consumer)족이 늘고 있다. 자신만의 독특함을 추구하면서 내 힘으로 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반영된 세태라는 분석이 나온다.
○ 카시피 “내 힘으로 해낼 거야”
카시피족은 유명 음식점, 빵집 등의 인기 메뉴 레시피를 분석해 직접 만들어 먹은 뒤 이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공유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카시피족의 대표적인 메뉴는 아웃백스테이크의 베스트 메뉴인 ‘투움바 파스타’, 미국 드라마 ‘섹스앤드더시티’를 통해 유명해진 매그놀리아의 ‘바나나 푸딩’, 대전 빵집인 성심당의 ‘부추빵’ 등이다.
투움바 파스타 레시피는 최근 개그맨 박나래가 케이블 방송의 요리프로그램에서 직접 선보였을 정도로 대중화됐다. 고춧가루 케첩 마늘로 양념한 새우를 프라이팬에 볶다가 휘핑크림액 우유 진간장 쪽파를 넣고 숙성시킨 소스와 채소를 함께 끓인 뒤 삶은 파스타 면을 넣어 버무리면 완성된다. 인터넷에 공유된 레시피에 대해 아웃백스테이크 관계자는 “레시피는 대외비라 확인해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매그놀리아의 바나나 푸딩과 성심당의 부추빵 등을 직접 만들어 먹는 카시피족 주부 노현이 씨(33·여)는 “29개월 된 아이를 위해 좋은 재료로 직접 만든다”며 “인터넷 등에 레시피가 자세히 소개돼 만들기 쉽고, 판매 가격의 절반 정도의 비용으로 많은 양의 음식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중재 신한트렌드연구소 부부장은 “카시피에는 특정 메뉴를 찾고 직접 요리하면서 ‘나는 남과 다른 색다른 존재’라는 걸 강조하고 싶은 열망이 깔려 있다”며 “특히 사진이 기반인 SNS의 공유 문화가 결합되면서 열풍이 불고 있다”고 분석했다.
○ 모디슈머 “나만의 것이 필요해”
스타벅스 마니아 사이에선 기존 프라푸치노 메뉴에 우유, 시럽, 에스프레소샷 등을 더 넣은 이른바 ‘악마의 음료’가 인기다. 정식 판매 메뉴에 없는 것으로 소비자들이 개발한 음료들이다. 칼로리는 한 잔에 무려 800∼1000Cal나 된다. 돼지바 아이스크림 맛과 거의 똑같다는 ‘돼지바 프라푸치노’, 애니메이션 슈렉의 피부색과 유사한 ‘슈렉 프라푸치노’, 초코바 트윅스 맛의 ‘트윅스 프라푸치노’ 등이 대표적이다. 기존 메뉴에 다양한 옵션을 추가하다 보니 주문 방법도 복잡하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인터넷 블로그와 SNS 등을 중심으로 자세한 주문 방법 및 후기 글이 넘쳐난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기존 메뉴에 다양한 옵션을 추가해 자신만의 맞춤 음료를 주문하는 고객은 하루 평균 8만 명으로 전체 고객의 약 30%에 달한다. 스타벅스 박현숙 카테고리팀장은 “요즘 젊은 고객들은 유행을 따르면서도 남들과 조금은 다른 것을 추구한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샌드위치 전문점 서브웨이 단골들 사이에선 ‘꿀 조합’ 메뉴가 인기다. 주문 시 빵, 소스, 채소, 햄·고기 등의 재료를 어떻게 넣느냐에 따라 ‘고칼로리 꿀 조합’ ‘다이어트 꿀 조합’ 등 다양한 샌드위치를 즐길 수 있다.
맥도날드도 지난해부터 전국 49개 매장에서 소비자들이 입맛대로 재료를 선택해 주문할 수 있는 ‘시그니처 버거’를 판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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