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국가일급작가인 펑젠밍의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단편소설 아홉 편이 실렸다. 작가는 거대하고 순박한 자연이 잉태하고 성장시킨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놓으며 우리를 그 아련하고 몽환적인 이야기 속으로 이끈다.
이 책은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돼 중국 금계상 최우수 작품상, 몬트리올 영화제 관객대상, 인도국제영화제 은곰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영화 역시 대자연이 펼쳐지는 아름다운 영상과 배우들의 좋은 연기로 중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호평을 얻었다.
“아아…! 수십 년간 산과 길, 강과 밭 사이의 길을 홀로 걸었다. 개와 우편물 포대, 적막함, 외로움, 고통과 더불어 반평생을 보냈다. 그동안의 쓰라림과 아픔이 지금 느끼는 달콤한 감정에 순식간에 다 녹아버렸다. 아버지의 이 진한 눈물은 과거 힘들었던 날들이 끝났다는 마침표이고, 이 익숙하던 모든 것과 이별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슬픔이기도 했다.” -
평생을 바친 우편 배달일을 아들에게 물려주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그 길을 함께 걷는 아버지와 곁에서 말없이 그들을 따르는 개의 이야기는 고요하다.
이와 함께 △놀랍고 기발한 쪽잠 자는 실력으로 유명한 한 집안의 잠에 얽힌 이야기.(잠) △뱀과 뒤얽힌 한 집안과 마을의 기묘한 사연.(뱀과 이웃으로 살기) △신통한 낚시 실력으로 인생 역전을 거듭하는 한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낚시를 끊다) 등의 작품도 생동감 있는 구성으로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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