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개인 건강 집착을 넘어 건강한 세상을 만들 순 없을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2일 03시 00분


‘건강해야 상품성이 높은 사람이 될 수 있다.’ 하나의 이데올로기가 되어 미국이나 유럽 사회에서는 일반적으로 인식되고 있는 ‘웰니스’ 현상의 기본적 토대가 되는 말이다. 우리사회에서도 이런 현상은 이미 폭넓게 나타나고 있다.

‘건강 신드롬’은 이 웰니스 현상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한 책이다. 광범위한 사례 연구를 통해 현대 자본주의에 기여하는 웰니스 강박증을 진단한 이 책은, 오늘날 웰니스 이데올로기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신랄하고 재치있게 분석함으로써 건강에 대한 집착 자체가 병적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웰니스(wellness)는 웰빙(well-being) 행복(happiness) 건강(fitness)의 합성어로, 신체와 정신은 물론 사회적으로 건강한 상태를 의미한다.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은 웰니스가 이데올로기, 즉 일련의 생각과 신념으로 포장되며 사람들은 웰니스를 추구할 가치가 있는 매혹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게 되고, 오늘날 현대인을 사로잡는 도덕적 요구가 됐다.

이 책의 두 저자는 오늘날의 웰니스는 선택이 아니라 도덕적 의무라고 말한다. 살면서 매순간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는 것이다. 수많은 광고와 라이프스타일 잡지들이 부르짖는 가치이기도 하지만, 은연중에 전파되는 경우도 많아 사람들로 하여금 외부의 명령인지 내면에서 비롯된 것인지 헷갈리게 한다. 저자는 이러한 웰니스 명령이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왜곡하는지 분석했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의 원제이기도 한 ‘웰니스 신드롬(The Wellness Syndrome)’이다.

웰니스의 핵심에는 건강이 자리하고 있다. 건강이 이데올로기가 되면, 그 틀에 자신을 끼워 맞추지 못한 자들은 사회적 문제로까지 낙인찍히고 만다. 웰니스의 명령은 인체를 도구화하고 생산성만을 요구하며, 의무적이고도 강박적으로 건강과 행복을 추구하게 한다. 부족함을 실패로 간주하고 고통을 가치 없는 것으로 만들어버린다. 마치 하루를, 나아가 인생을 게임처럼 여기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가 이 웰니스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진정한 건강을 추구할 수는 없을까. 이 책을 통해 독자는 자기계발을 부추기는 세상에서 중심 잡는 법을 배울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의 건강에만 매달리기보다 시야를 넓혀 세상을 건강하게 만드는 데 힘을 보태는 것이 진실로 건강한 삶이 아닐지 생각하게 한다.

박진혜 기자 jhpark1029@donga.com
#헬스#건강#다이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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