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은 ‘고칠 수 없는 병’이 아닌 ‘나을 수 있는 증상’이다. 이명은 ‘외부에서의 자극 없이 소리를 느끼는 것’이다. 달리 말해 ‘머리에서 기원한 소리의 의식적인 경험’이다.
본래 이명 신호는 조용한 곳에서는 누구나 들을 수 있는 신호인데 이미 1953년 보고된 외국 실험 결과에 따르면 이명을 느끼지 못하는 정상 청력인 80명을 방음이 된 조용한 방에 앉혀 놓고 5분간 이명을 들어보도록 지시했을 때 94%의 연구 대상자가 이명을 들을 수 있었다는 놀라운 결과는 환자들에게 이명이 병적인 상황에서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생리적으로도 발생할 수 있는 소리임을 이해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내용이라 할 수 있겠다.
이명을 처음 느끼는 사람들 중 대부분인 80%이상은 이명에 대한 부정적인 의미를 부여하지 않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습관화라는 과정을 거쳐 더 이상 이명을 느끼지 못하는 반면, 지속적으로 이명을 느끼는 환자들의 경우에는 다양한 인자에 의해 소위 이명의 신경연결고리가 머릿속에서 견고하게 만들어지게 된다. 즉 처음 이명을 들을 때 스트레스나 불안감을 느끼는 경우가 동반됐다면 보다 쉽게 이명과 뇌의 다른 부위인 괴로움과 불안감을 담당하는 영역과 심박동을 높이고 수면을 방해하는 자율신경계, 그중에서도 교감신경계의 영역과 연계가 생겨 서로가 흥분을 시키는 이명의 신경연결고리가 만들어지게 되고 이를 통해 서로 간의 흥분의 악순환을 통해 점점 더 견고한 이명의 신경연결고리가 된다.
또 외부의 일반 소리에 대해서도 확대돼 앞에서 언급한 유사한 신경연결고리가 생기게 되면 청각과민증이나 소리기피증, 소리공포증 등이 생기게 된다.
이러한 이명에는 본인만 느끼는 자각적인 이명인 감각신경성 이명과 타인도 같이 들을 수 있는 타각적인 이명인 체성소리로 구분된다. 이명이나 청각과민증으로 힘들어하고 치료를 요하는 환자들은 감각신경성 이명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과 관련이 있는 인자들로는 노인성 난청을 비롯한 감각신경성난청, 소음 노출, 두부 외상, 이과적 질환, 내과적인 질환 및 이독성 약물에의 노출 경험 등이 있다. 임상적으로 치료를 요하는 이명은 스트레스, 괴로움, 감정적인 불편함, 집중 및 수면장애, 일상생활에의 방해를 심하게 초래하는 경우로 이 같은 이명을 호소하는 환자의 경우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개별화된 접근을 통해 각 환자의 청각학적, 정신의학적인 특성을 모두 이해하고 전문가에 의해 시행하는 맞춤형의 상담치료가 많은 환자들에게 이명으로 인한 반응, 즉 괴로움을 해소시켜주는 중요한 치료의 과정이다. 상담치료에는 이명발생기전에 대한 교육과 학습을 통해 습관화를 유도하는 것이 목적인데 이 과정에서 보청기나 소리발생기를 이용한 소리치료가 필요하다. 치료의 내용은 이명과 관련된 이미 견고하게 만들어진 이명의 신경연결고리를 습관화라는 학습과정을 통해 끊어주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김성근이비인후과에서 작년 한 해 동안 난청을 동반한 이명환자 중 이명장애지수가 58 이상인 중증 이명환자 24명을 6개월 이상 보청기를 이용한 청력개선과 개인의 맞춤형 상담치료로 이 중 20명이 경증으로 호전됨을 확인해 83%의 치료율을 기록했다. 첫 3개월은 매달, 다음은 3개월 간격으로 2회, 이후 6개월 간격으로 보청기를 이용한 소리치료를 병행해 상담치료를 했고 그때마다 치료효과를 객관적인 검사를 통해 확인한 바 있다.
이명치료는 고도의 전문성과 집중도를 요하며 매회 진행되는 보청기 조절과 상담 치료에도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고 때마다 지속적으로 보청기의 효과와 이명 치료 효과에 대한 확인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에서 환자 자신의 치료에 대한 이해도와 의사와의 소통이 중요한 요건이 된다.
국내에서 많은 이명 환자가 이명에 대한 부정확한 이해와 검증되지 못한 비과학적인 치료에 시간과 금전적인 손실을 보고 있으며 결국 치료에 대한 포기로 힘들어하는 현실이 개탄스럽기까지 하다.
이명치료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전문적인 치료를 통해 충분히 이명의 불편함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이명은 ‘고칠 수 없는 병’이 아닌 ‘나을 수 있는 증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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