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자궁경부암 예방 범위 90%까지 넓힌 ‘9가 백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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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이 약/자궁경부암 백신 ‘가다실9’

국내 여성의 자궁경부암 감염율은 HPV 16형, 52형, 58형 순으로 높다. 특히 HPV 52, 58형에 많이 감염되는 양상을 보인다. 자궁경부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백신을 처방받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여성들에게 발병율이 높은 암 유발 HPV 유형 5가지를 추가한 백신이 출시되었다. 한국MSD 제공
국내 여성의 자궁경부암 감염율은 HPV 16형, 52형, 58형 순으로 높다. 특히 HPV 52, 58형에 많이 감염되는 양상을 보인다. 자궁경부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백신을 처방받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여성들에게 발병율이 높은 암 유발 HPV 유형 5가지를 추가한 백신이 출시되었다. 한국MSD 제공
 자궁경부암은 매년 우리나라 여성 약 1000명의 생명을 앗아가는 질환이다.

 여성암 발병률 2위로 2분마다 전 세계 여성 중 한 명이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3300여 명이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는다. 자궁경부암은 조기 발견이 어렵고, 조기에 발견하더라도 임신과 출산을 앞둔 가임기 여성에게 악영향을 미친다.

 다행히 자궁경부암은 HPV(사람유두종바이러스) 백신을 통해 예방이 가능하다. 최근 출시된 자궁경부암 백신 ‘가다실9’은 현존하는 자궁경부암 백신 중 가장 많은 바이러스 유형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 여성에게서 많이 발견되는 바이러스 유형인 HPV 52, 58형을 추가적으로 포함하고 있다.
백신 접종으로 자궁경부암 예방

 자궁경부암은 50대 이상에서 발병하는 병으로 흔히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통념과 달리 35세 미만의 젊은 자궁경부암 환자가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자궁경부암 전 단계로 알려진 자궁경부 상피내종양은 젊은층 사이에서 발병률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자궁경부암을 조기에 발견하면 생존율은 높지만 가임기 여성에서 자궁절제술 또는 자궁적출술 등의 치료는 향후 임신과 출산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부는 올해 6월부터 만 12세 여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무료 지원에 나섰다. 예방접종을 통해 자궁경부암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체 자궁경부암의 99.7%가 HPV로 인해 발병된다. 따라서 HPV 감염을 예방하면 자궁경부암을 예방할 수 있다. HPV 백신이 자궁경부암 백신으로 불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HPV는 성접촉을 통해 가장 흔하게 전염되는 바이러스다. HPV의 유형은 알려진 것만 150여 가지이고, 이 중 40여 종이 성 접촉 등으로 인체의 점막 표면에 감염될 수 있다. HPV 유형에는 번호가 붙는데, 가장 암을 잘 일으키는 고위험 유형은 HPV 16형이다. 전체 자궁경부암의 53.5%가 HPV 16형에 의한 발병이다. HPV 18형도 17.2%의 자궁경부암 발생률로 고위험군에 속한다. 이 두 유형만 막아도 자궁경부암의 70%는 예방할 수 있다.


예방 범위 넓힌 백신으로 자궁경부암 90% 예방


 최근 자궁경부암 예방 범위를 70%에서 90%까지 넓힌 백신이 나왔다. 지금까지 국내 출시된 자궁경부암 백신 중 가장 많은 유형을 포함한 백신은 4개의 HPV 유형을 포함하고 있는 가다실이다. 암을 일으키는 고위험군인 16형과 18형을 비롯해 6형, 11형을 포함하고 있어 자궁경부암을 70%까지 막을 수 있었고, 추가로 6, 11형이 일으키는 생식기사마귀까지 예방했다. ‘가다실9’은 기존 4가 백신 가다실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4가(HPV 6, 11, 16, 18형)에 5가지 유형(31, 33, 45, 52, 58)을 추가해 자궁경부암 예방 범위를 높였다. 추가된 5가지 유형은 모두 암을 유발하는 고위험 HPV 유형이다. 추가된 유형에는 한국인 여성에서 더 많이 발견되는 유형도 포함돼있다.

 9가 백신은 자궁경부암을 90% 예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남녀 모두의 항문암도 95% 막을 수 있다. 외음부암과 남녀 모두의 생식기사마귀는 90%, 남성의 음경암도 85%까지 예방할 수 있다.


‘가다실9’, 한국인 맞춤형 자궁경부암 백신

 HPV 유형의 분포와 유병률은 지역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미국과 유럽에서 가장 많은 자궁경부암 발병률을 보이는 유형은 HPV 16, 18형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HPV 16형 다음으로 HPV 52, 58형이 많이 감염되는 양상을 보인다.

 국내 18∼79세 여성 6만775명을 대상으로 HPV 감염 유형을 분석한 결과, HPV 16형이 25.6%로 가장 많았으며 52형이 25.2%, 58형은 11.5%로 나타났다. HPV 18형은 세계적으로는 두번째로 유병률이 높지만 국내에서는 7.5%의 유병률로 네번째이다. 현존하는 백신 중 HPV 52, 58형을 포함한 HPV 백신은 ‘가다실9’밖에 없다. 9가 백신 선택은 한국인 자궁경부암 예방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전문가들은 국가별 감염 역학에 따라 예방책도 달라진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미국의 경우 2016년부터 거의 모든 백신이 9가 백신으로 대체되고 있다. ‘가다실9’은 캐나다, 호주 등 세계 37개국 이상에서 허가를 받고, 2016년 1월 기준으로 이미 700만 도즈 이상 보급됐다.

  ‘가다실9’은 9세에서 26세 여성과 9세에서 15세 남성에게 3회 접종 일정으로 허가 받았다. 최초 접종일로부터 2개월, 6개월의 접종 일정에 따라 접종받으면 된다.

손희정 기자 son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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