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흐르던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왔다. 시원한 바람이 부는 가을은 집안 인테리어를 새롭게 하기에도 맞춤한 계절. 여름 내내 덥고 귀찮다는 이유로 팽개쳐 뒀던 집안을 정리하고 분위기를 바꿔 볼 때다.
이때 가장 확실한 효과를 내지만 선뜻 바꾸기 힘든 것이 바로 벽이다. 집안의 4면을 차지하면서 집안 전체의 분위기를 좌우하지만 그만큼 예산도 많이 들고, 실패했을 때의 ‘후폭풍’이 커 선뜻 손을 대기가 쉽지 않다.
특히 자기 소유의 집이 아닐 때는 앞서 살던 사람이나 집주인이 해둔 벽지나 페인트칠을 그대로 참고 살아야 할 때도 많다. 그렇다고 집안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벽을 그대로 두기도 힘든 일. 올가을 트렌드에 맞춰 벽 인테리어를 하는 방법을 알아봤다.
Step 1: 벽은 심플하게 유지한다
벽 인테리어라고 해서 벽 자체를 화려하게 바꿔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벽은 단순하게 유지할수록 좋다. 초보일수록 벽은 큰 욕심 부리지 않고 한 가지 컬러로 유지하되, 때때로 바꿀 수 있는 포인트를 더해 분위기를 전환하는 것이 좋다. 자라홈은 2016년 가을·겨울을 맞아 ‘퓨어 화이트 컬렉션’을 발표했다. 화이트 컬러의 벽면에 나뭇결을 살린 바닥, 실버나 골드 컬러의 소품으로 따뜻한 느낌을 더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화이트 컬러는 어떤 소품이나 가구와도 잘 어울리는 텅 빈 캔버스 역할을 한다. 초보자일수록 어떤 색깔과도 잘 어울리는 화이트 컬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만약 이미 세월의 흔적이 역력하거나, 촌스러운 무늬의 벽지나 아트월로 회생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조금 공이 들더라도 도배나 페인트칠을 고려해 볼 만하다. 이마트에서 지난해부터 판매하고 있는 조각 벽지는 미리 재단된 벽지에 풀을 발라둔 것으로 풀이나 롤러 같은 도구 없이 물만 있으면 초보자도 비교적 쉽게 도배에 도전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최근 유행하고 있다. 단색이나 스트라이프 등 심플한 디자인을 선택하는 편이 실패율도 낮고 인테리어를 할 때도 편하다.
Step 2: 그림이나 액자를 걸자
심플하게 정리된 벽에는 소품으로 포인트를 주는 것이 좋다. 사진을 넣은 액자나 그림을 거는 것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아무 생각 없이 액자를 걸기 위해 함부로 벽에 못을 박으면 못자국만 남은 벽을 보며 후회하기 십상이다. 또 소장하고 있는 그림이나 사진이 집안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럴 때는 꼭 액자를 벽에 걸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는 편이 좋다. 가장 쉽게는 방 안의 콘솔이나 책상 위에 액자를 올려두는 방법이 있다. 아니면 커다란 액자 몇 개를 바닥에 그냥 툭 놓아둬도 된다. 만약 꼭 벽에 걸고 싶은데 액자의 크기가 서로 다르다면 액자의 윗선을 맞춰 걸면 조화롭게 보인다. 크기가 같은 작은 액자 여러 개를 같은 너비와 높이로 벽에 배열해도 ‘있어 보이는’ 인테리어가 된다.
걸 만한 그림이나 사진이 없다면 디자인이 독특한 거울이나 패브릭 액자를 고려해 볼 만하다. 원형과 사각 등 다양한 모양의 거울은 집안을 넓어 보이게 하는, 실용성과 디자인을 함께 잡을 수 있는 소품이다. H&M홈은 이번 시즌 모던하면서도 클래식한 유리와 금속 소재의 소품 여럿을 선보였는데, 철제 프레임을 씌운 다양한 모양의 거울도 나와 있다.
패브릭 액자는 나무틀에 디자인이 예쁜 패브릭을 씌워 고정한 것으로 키티버니포니 등 유명 온라인 패브릭 숍에서 판매한다. 마음에 드는 패브릭을 선택할 수 있고, 가격이 일반 그림이나 사진보다는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가벼운 소품을 걸 때는 인터넷에서 ‘꼭꼬핀’으로 검색하면 나오는 개당 600∼700원짜리 아이디어 못을 활용하면 좋은데, 벽지와 벽 틈새에 고리가 있는 핀을 밀어 넣어 고정하고, 고리에 소품을 거는 방식이다. 핀을 뽑아내면 벽지에는 자세히 보지 않으면 모를 만한 작은 흔적만 남는다.
Step 3: 소가구에 투자하라
소파나 다이닝테이블 같은 커다란 가구를 너무 독특한 디자인으로 고르면 나중에 질렸을 때 다른 곳으로 치울 수도 없고 외려 애물단지가 된다. 그 대신 1인용 의자나 선반, 사이드테이블 같은 소가구는 이사 때 가지고 다니기도 편하고 안방, 거실, 서재 등 어디에서나 스타일을 더할 수 있는 좋은 포인트가 된다.
그중에서도 선반은 작은 집에서 수납과 인테리어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2만∼4만 원대로도 충분히 구매할 수 있는 철제 선반을 여럿 놓고 책을 꽂아 책장 대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따뜻한 느낌을 주는 나무 소재의 선반이나, 모던한 느낌을 주는 레일 선반 등 종류도 다양하다.
이런 선반에는 물건만 수납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소품을 올려 원하는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최근에는 패스트패션 브랜드에서 론칭한 자라홈, H&M홈이나 이마트의 메종티시아 등 저렴한 가격으로도 다양한 디자인의 소품을 판매하는 라이프스타일 숍이 늘어나고 있어 저렴한 가격으로도 분위기를 환기시킬 만한 소품을 구하기가 쉬워졌다. 그중에서도 메종티시아에서 판매하는 태국 글라스웨어 브랜드 콩타본의 핸드메이드 유리제품은 그린, 아쿠아블루 등 시원한 색감과 빈티지한 디자인 덕분에 선반 위에 올릴 소품으로도, 실제 사용하는 식기로도 활용하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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