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모 씨(72)는 6개월 전 판매점에서 보청기를 구입해 착용했다. 하지만 여전히 원활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경험은 비단 황 씨만이 겪고 있는 것이 아니다.
난청 치료와 청력 재활은 환자 개개인의 증상에 맞게 처방된 보청기가 환자의 청력 환경에 최적화되었을 때 효과가 있다. 또한 환자가 새로운 상황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개인맞춤 청력회복 프로그램’ 등의 지속적인 교육도 필수적이다.
‘개인맞춤 청력회복 프로그램’은 보청기 사용자가 자신의 청력상태를 정확히 인지하도록 교육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환자 대부분이 보청기 착용만으로 이전처럼 들을 수 있다는 기대를 갖는 경우가 많다. TV를 시청하며 전화통화를 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정상 청력을 가진 사람은 통화를 하는 데 TV 볼륨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보청기 사용자는 다르다. 여러 방향에서 들리는 소리들로 이미 많은 소음에 노출되어 있어 통화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 이럴 경우 TV 볼륨을 줄이고 전화통화에 집중해야 한다. 하나하나의 소리들을 인지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고려하고 필요한 소리에 몰두하는 데 본인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하다.
맞춤 프로그램의 중요한 교육 중 하나로 함께 생활하는 가족들의 관심과 지지에 관한 내용이 있다. 말을 빠르게 하고 발음이 부정확하면 보청기 사용자는 소통에 어려움을 느낀다. 클리어스피치는 대화 상대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천천히, 정확한 발음으로 대화하는 방법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이다. 환자와 가까운 가족들에게 진행함으로써 환자, 가족 모두에게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참고로, 보청기 사용자와 멀리 떨어져 대화를 할 때에는 어깨를 터치하거나 손을 들어주는 작은 제스처를 취하는 것도 좋다.
보청기 착용이 필요한 환자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본인 청력에 맞은 보청기 선택과 조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병원이나 판매점에서 보청기를 조절할 때에는 괜찮다가 집에만 가면 소리가 울린다고 하는 환자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직접 방문해 생활하는 공간의 생활환경 속 소음과 소리의 울림 정도를 측정하여 사용하기 좋은 최적의 상태로 맞추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보청기 착용 환자가 새로운 청력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세심한 주의와 가족 모두의 동참이 필요하다. ‘개인맞춤 청력회복 프로그램’은 공감과 공유, 교육을 바탕으로 보청기 사용자와 가족들로 하여금 긍정적 변화와 함께 보청기의 올바른 착용을 유도하고 있다.
최근 인터넷을 통한 보청기 구입뿐만 아니라 간단한 청력 검사만으로 보청기를 착용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이비인후과 의사로서 우려할 사항이다. ‘개인맞춤 청력회복 프로그램’의 광범위한 도입의 필요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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