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본점에서 산토니 40년 ‘장인정신’ 실연 행사 “우리는 손 아닌 가슴으로 일한다”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현대백화점 본점 2층 이탈리아 고급 신발 브랜드 ‘산토니’ 매장 앞. 한 이탈리아 장인이 구두를 손에 들고 조심스럽게 한땀 한땀 바느질을 하고 있었다.
그는 산토니의 장인 데산티스 프란체스코이다. 프란체스코 씨는 한국 소비자들을 위한 ‘비스포크 아티잔 이벤트’에서 명품 구두의 제작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 방한했다. 비스포크(Bespoke)는 ‘주문한, 맞춤 제작한’이라는 뜻이다. 럭셔리 브랜드의 개인의 취향과 특성에 맞춘 주문 제작 상품을 일컫는 말로 쓰인다.
이번 비스포크 아티잔 행사에서는 이탈리아에서 온 프란체스코 구두 장인이 고객의 발 치수를 직접 재는 것부터 가죽을 자르고 바느질한 뒤 구두 형태를 모델링 하는 모든 작업을 고객의 눈앞에서 펼쳐 보였다.
이번 행사는 1975년 안드레아 산토니 창립자가 브랜드 설립 이후 40년이 넘도록 변함없이 추구하는 산토니의 장인정신을 반영한 행사다. 산토니는 이탈리아 마르케 지역의 코리도니아 지방에 위치한 본사에서 전 세계에 판매될 모든 신발을 직접 생산한다는 고유 철학을 갖고 있다.
산토니 장인들은 ‘우리는 손으로만 일하는 것이 아니다. 마음과 가슴으로 일하는 것이다’라는 모토를 간직하고 있다. 실제로 대다수 산토니의 구두 명인들은 1975년 산토니 설립 때부터 지금까지 산토니와 함께하고 있다. 창립자 안드레아 산토니는 지금도 생산 라인을 감독하기 위해 자주 공방을 찾는다. 비스포크 라인에는 창립자가 직접 검수했다는 의미의 친필 서명과 함께 이탈리아어로 ‘손으로 만듦(Fatto A mano)’라는 문구가 신발 안창에 들어가 있다.
몇 년 전부터는 신세대 장인을 교육하기 위한 자사 학교를 설립해 가죽 재단 기술과 재봉술, 도색 작업 기술을 가르치고 있다. 산토니는 ‘파티나(patina)’ 또는 ‘벨라투라(velatura)’ 공법으로 알려진 손으로 붓질하는 염색기법을 자랑한다. 브랜드의 독보적인 특징이자 상징으로 자리 잡기도 했다. 장인이 15번에 걸쳐 붓으로 색을 칠하고 말리는 과정을 반복하며 완벽한 색상이 나오도록 정성을 기울인다. 많은 시간이 필요한 이 과정에는 현지 예술학교 출신의 여자 도공들이 참여해 섬세하게 작업한다.
색상이 나온 뒤 산토니의 신발은 마지막으로 꼼꼼한 광택 작업을 거친다. 장인들이 천연 소재의 크림과 왁스를 캐시미어와 실크에 묻혀 닦아낸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어느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독특한 파티나 공법의 신발이 빛을 발하게 된다는 게 산토니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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