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 만난 사람]“美서 삼국사기 읽으며 자라… 호랑이 같은 독립투쟁 그렸다”
《“하늘은 하얗고 땅은 검었다”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그의 데뷔작은 여러 면에서 한국 독자들을 놀라게 했다. 깊은 설산 여명의 순간을 수묵화처럼 그린 첫 문장을 600페이지 넘는 묵직한 서사로 밀고 나가면서 한반도의 근대사를 되살린 이가 30대 중반의 젊은 재미 작가였기 때문이다. 그는…
- 2024-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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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하얗고 땅은 검었다”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그의 데뷔작은 여러 면에서 한국 독자들을 놀라게 했다. 깊은 설산 여명의 순간을 수묵화처럼 그린 첫 문장을 600페이지 넘는 묵직한 서사로 밀고 나가면서 한반도의 근대사를 되살린 이가 30대 중반의 젊은 재미 작가였기 때문이다. 그는…
홍기훈 춘당(春堂)장학회 이사장(91)은 경기 김포군 공무원 시절인 1981년 테니스를 치기 시작했다. 당시 임석봉 군수(85)가 테니스 동호회를 만들며 과장들에게 라켓 등 테니스용품을 사준 게 계기가 됐다. ‘새벽형’이었던 홍 이사장은 매일 새벽 테니스를 친 뒤 출근했다. 평생 테니…
공격적인 재무 목표, 까다로운 성과 평가, 영리한 경쟁자 등 직장에서 스트레스는 개인의 행복을 해칠 뿐만 아니라 윤리적 행동에 대한 의지가 약해지게 할 수 있다. 윤리적 피로로 알려진 이런 현상은 복잡한 결정에 직면했을 때 올바른 길을 택하고 청렴을 유지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스트…
마이크들이 마치 경쟁하듯 머리를 곧추세우고 있군요. 누군가의 목소리를 정확히, 생생히 담아내기 위해.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농민들 무얼 하소연하려는지, 임금을 알현하려 하네. 하늘의 뜻을 알지 못해, 부질없이 날씨만 원망해 왔는데. 농작물 걱정거리 설명할 테고, 곤충의 폐해를 말씀드릴 생각. 궁궐 주변을 배회할 뿐, 제 의중을 토로할 도리가 없어 종일 성내에서 울기만 하다, 눈물이 다해 논밭으로 되돌아가네…
올해 국정감사에선 “국민연금은 매일 885억 원의 적자가 쌓이고 있다. 질문하는 5분 사이에도 3억 원이 추가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돌이켜보면 2006년에도 같은 지적이 있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당시 “연금개혁이 하루 지연되면 후세대에게 전가되는 부채가 매일 800억 원, …
발효식품인 한국 김치의 독특성과 건강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이미 퍼져 있는 김치에 대한 왜곡된 이야기가 김치의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대표적인 왜곡 주장은 ‘한국에서 중국의 파오차이, 일본의 쯔께모노, 독일의 사우어크라프트와 같은 절임류를 오랫동안…
1990년대 초 일본 쓰쿠바 대학에서 박사후과정을 밟았다. 내가 속한 학과는 물질공학부였다. 물리학을 포함해 화학, 화학공학, 생물학, 반도체 등 모든 이공학과의 교수진으로 구성된, 당시로서는 앞선 융합학과였다. 나는 유일한 외국인이자, 나이가 가장 어린 막내 조수였다.학과엔 전도성 …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일하는 노인’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다. 하지만 일하는 노인의 절반가량은 한 달 내내 일해서 벌어들이는 돈이 100만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 10개 중 7개는 임시·일용직으로 고용의 질도 낮았다. 한국 노인들은 은퇴…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의 통화 녹음 파일이 야당 의원실을 통해 연일 공개되고 있다. 통화 상대는 명 씨의 여론조사회사 직원이자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회계 책임자였던 강혜경 씨다. 통화 녹음에는 김건희 여사 육성이 나오지 않지만 김 여사가 명 씨를 통해 선거 공천뿐만 아니라 당무와 …
윤석열 대통령이 11월 4일로 예정된 2025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施政) 연설을 직접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한다. 대통령실은 닷새 앞인데도 “정해진 게 없다”는 말 외에는 설명이 없다. 불참이 확정되면 2025년 국정 방향과 677조 원 규모 예산안에 대한 설명을 한덕수 국무총리의…
“속임수를 쓰고, 복수심 가득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과 세계가 위험에 빠질 것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016년 대선 때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이런 사설을 썼다. 그런 우려가 현실화한 ‘트럼프 4년’을 겪은 뒤 2020년 대선에선 “…
10·27 중의원 선거로 일본 정치 판도는 완전히 뒤바뀌었다. 자민당은 무려 56석이 감소한 191석을 획득했고 연정 파트너인 공명당 역시 8석이 줄어 24석으로 의석이 쪼그라들었다. 반면에 제1야당 입헌민주당은 무려 50석을 늘렸고 국민민주당은 28석을 획득해 일약 태풍의 눈이 되었…
도쿄특파원 때 경험한 일본 경제는 육중한 코끼리 같았다. 글로벌 유가가 오르고,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도 일본 물가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100년 이상 된 노포(老鋪)들이 즐비하고, 60, 70대 근로자를 쉽게 볼 수 있다. 혁신 기업이라 부를 만한 곳은 잘 없다. 기업들은 비용을 …
“윤석열 대통령이 마치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처럼 착각하는 듯하다. 중도 포기하지 않고 임기만 채우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11월 10일 윤 대통령의 임기 반환점을 열흘가량 앞두고 국민의힘 한 의원은 이같이 말했다. 과거 정권에 몸담았던 이 의원은 “대선 때 우리가 합심해 대통령…
전시장 입구부터 무겁고 커다란 철문들이 눈앞을 가로막습니다. 철거된 건물에서 가져온 6개 문짝은 모두 방화문입니다. 활활 타오르는 불도, 연기도 새어 나오지 못하도록 막았던 문이 서로 손을 맞잡은 듯 육각형으로 둘러싸고 있습니다. 나란히 세워진 문들을 따라 반대편으로 걸어가면 한 사람…
사춘기 언니는 솜사탕으로 얼굴을 다 가렸고, 동생은 아쉬운지 얼굴을 빼꼼 내밀었네요. 달콤한 기분은 매한가지겠지요. ―서울 영등포구에서
《학문 연구 핵심 도구 된 인공지능얼마 전 인류의 지적 성취를 기리는 노벨상 수상자 발표가 있었다. 올해 수상 내역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물리학상과 화학상에서 인공지능(AI) 관련 연구자들이 수상했다는 것이다. 인공신경망 기반 기계학습의 토대를 마련한 연구자들, AI를 이용하여 …
부스스하고 헝클어진 머리를 한 여성이 한 손을 뺨에 대고 있다. 생기와 초점을 잃은 두 눈은 곧 감길 것만 같다. 초상화 왼쪽 하단에는 ‘1918년 10월 28일’이라는 날짜가 선명히 적혀 있다. 연필로 그려진 이 힘없는 여인은 과연 누굴까? ‘에디트 실레의 임종’(1918년·사진)…
세종 때 일이다. 쓰시마에 파견되었던 체찰사 이예(李藝)가 명나라 사람인 서성을 구출하여 데려왔다. 그는 중국 절강성의 군인으로 순찰을 나갔다가 왜구의 배를 만나 붙잡혔는데 1년 5개월을 잡혀 있었고 나이는 60세였다.이예가 쓰시마에 갔던 것은 1443년 6월에 제주를 침입한 왜구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