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늘 교사라는 직업을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직업으로 받아들인 것 같아요. 단지 은퇴할 때까지 가르치는 일과 글 쓰는 일을 화해시키기는 쉽지 않았죠. 내 마음속을 깊이 들여다보면, 내가 ‘글을 써서 먹고살기’를 거부하게 된 데에는 아마도 기적이 멈출지 모른다는, 다음번 책은 거부당할…
어느 날 사슴에게 푸른 생명체로 보이는 ‘문제’라는 존재가 생겼다. 문제는 사슴이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따라온다. 사슴이 하는 행동을 그대로 따라하며 성가시게 군다. 문제는 다른 친구들에게 달라붙기도 한다. 서로 가까이 앉으면 내게 달라붙은 문제가 옆자리 친구를 귀찮게 하는 문제가 될…
● 공원의 위로(배정한 지음·김영사)=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가 공원과 도시를 걸으며 생각한 단상을 정리했다. 서울 경의선숲길공원 같은 국내 공원은 물론이고 미국 뉴욕 도미노 공원,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같은 외국 공원까지 약 40곳을 다루며 도시 속 공원의 의미를 묻는다. …
최근 일본 시즈오카현 ‘후지산세계유산센터’를 들렀을 때 눈길이 가는 소개 문구가 있었다. 후지산이 201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건 일본의 예술 작품 덕이라는 것이다. 후지산을 묘사하고 예찬한 작품들이 유네스코의 마음을 끌었고, 등재에 큰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었다. 특히 …
“딸랑딸랑”자선냄비 모금이 시작된 1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구세군 사관의 종소리가 울려퍼졌다. 한 가족이 선뜻 내민 성금 뒤로 햇빛이 비치며 냄비가 밝게 반짝였다. 가족의 얼굴에도 미소가 퍼졌다.명동거리를 걷는 시민들은 ‘벌써 모금이 시작됐나?’라는 표정을 지으며 구세군 자선…
일본 젊은이들에게 K콘텐츠는 동경 그 자체다. 올해 9월 일본 후쿠오카에서 우연히 고교생 손녀와 같이 다니는 60대 여성을 만났다. 우리는 버스를 놓쳐 전철을 타러 가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게 됐다. 내가 한국에서 왔다는 걸 알자마자 고교생 손녀의 눈은 빛나기 시작했고, 한국어를 독학…
홀로 앉아 하얘진 귀밑머리 걱정, 텅 빈 방 어느새 이경(二更)에 다가선다.빗속에 떨어지는 산 과일, 등불 아래 울음 우는 풀벌레.백발은 결국 검어지기 어렵고, 단약(丹藥) 황금도 만들 수가 없다네.늙음과 질병을 없애려 한다면, 오직 한길 무생무멸(無生無滅)의 불도를 터득하는 것.(獨…
더불어민주당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안 처리를 위해 김진표 국회의장을 설득해 본회의 단독 소집을 시도하자 30일 국민의힘이 국회의장실 앞에서 농성을 벌였다.이날 본회의 시작을 30여 분 앞두고 국민의힘은 의장실 앞에 모여 김 의장과 민주당을 규탄하는 내용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이 나온 지 오래다. 대학에서 문학, 역사, 철학과는 문을 닫고, ‘문송’(문과여서 죄송합니다)이란 말도 익숙해졌다. 그러나 정말 인문학은 인생에서 전혀 쓸모없을까. 동아일보는 인문학이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 사회 문제를 극복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 살펴보며 …
지난 26일 주말 모두가 퇴근해 고요해야 할 판교 넥슨코리아 사옥에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메이플스토리의 엔질릭버스터 리마스터 애니메이션 홍보영상에 인터넷 커뮤니티 ‘메갈리아’에서 남성 혐오를 상징하는 ‘집게 손 모양’으로 의심되는 장면이 등장했기 때문이다.이에 넥슨 측은 공식 유…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더불어민주당 비(非)이재명계 의원들의 모임 ‘원칙과 상식’이 26일 토론회를 열고 이재명 당 대표에게 위성정당 금지 입법 결단을 촉구했다.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선거구 획정 처리를 앞두고 이들은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주장하는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출범 이후 두 번째로 열린 이날 토…
봉선화, 동백, 해바라기, 앵초, 느티나무…. 어르신들의 가드닝 앞치마에는 이름표가 붙어 있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식물 이름이 크게, 본래의 이름 석 자는 괄호 안에 작게 쓰여 있었다. 가을빛이 깊어가는 정원에 15명의 어르신이 모였다. 우울증을 진단받거나 정서적 지원이 필요한 분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