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비엔날레 전시장 독일관에 백남준(1932∼2006)은 설치 작품 ‘시스틴 채플’을 선보입니다. 전시장 가운데에는 나무 선반 위에 브라운관(CRT) 프로젝터가 무더기로 쌓여 있고, 빈 벽과 천장으로 영상이 가득 메워지는 작품이었습니다. 무겁고 다루기 까…
추위가 한풀 꺾인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이준석 전 대표가 참석했다. 현 국민의힘 지도부와 불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신당 창당을 모색 중이라는 소식이 정계를 술렁이고 있어서 그의 출현은 화제가 되기에 충분했다. 황우여 새누리당 전…
20일 월요일 출근 시간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두 달여 만에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했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8시부터 2호선 시청역에서 ‘제55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를 진행했다. 지난 9월25일 집회 이후 56일 만에 재개한 것이다.전장연은 “지난 9월 윤석열 …
으리! 으리! 으리!두툼한 두 팔을 타이트하게 휘감은 검은 가죽점퍼, 트레이드 마크인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구레나룻을 길게 늘어뜨린 이 남자. 인터뷰 시작하자마자 난데없이 ‘의리 삼창’을 외칩니다. 눈 감고 들어도 ‘으리!’를 외치는 그 남자, 누군지 금방 알아챌 수 있을 겁니다. 자…
“사회변화로 인한 기성세대와 신세대의 갈등에서 기성세대가 자주 사용하는 말.”나무위키에 실린 ‘요즘 젊은 것들’ 정의입니다. 폄하의 뉘앙스가 짙지만, 사실 다들 한때는 그런 말을 듣지 않았나요. “누구나 처음엔 어린이였지. 허나 그걸 기억하는 어른은 별로 없어.”(생텍쥐페리 ‘어린 왕…
바스락~. 낙엽 카펫이 깔린 만추(晩秋)의 정원에는 은은한 향기가 났다. 수줍은 듯 작은 연분홍 꽃을 피운 꽃댕강나무였다. 잎을 모두 떨어뜨린 653살 모과나무는 노란 열매를 금괴처럼 주렁주렁 달았다. 맞은편 단풍나무는 이에 질세라 빨간 별들을 하늘에 띄웠다.우리는 왜 정원에 가는가.…
《경기 양평과 가평은 서울과 가까운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서울 사람들이 그냥 지나치기 쉽지만 명승지들이 적지 않은 곳이다. 양평 쪽 남한강과 가평 쪽 북한강이 수려한 산세와 어우러져 명소들을 형성한 이곳에서는 풍성한 스토리가 담긴 자연기념물과 21세기 ‘K-명당’을 상징하는 건축물들이 …
소설집 ‘저주토끼’엔 현실과 비현실을 구분하기 힘든 환상소설이 주로 담겨 있다. 그러나 단편 ‘재회’는 예외다. 비현실적인 요소 없이 현실에 단단히 발붙인 소설이기 때문이다. ‘재회’는 대학원 논문을 쓰기 위해 폴란드로 자료 조사를 떠난 한 여자의 이야기다. 여자는 도서관에서 폴란드…
오로지 오리발과 물안경과 테왁에만 의지해 바다로 뛰어들었다. 수확이 저조할 듯싶은 작업 방식은 해산물의 씨를 말리지 않기 위해 예부터 묵언으로 이어온 약속이었다. 학교에 다니지 못했어도 다음 세대들을 위해 바다를 지켜온 순수한 마음의 표현이었다. 멋진 잠수복과 훌륭한 잠수 장비를 그녀…
기찬이 엄마의 별명은 ‘오지랖’이다. 엄마는 누군가 어려움에 처하거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을 보면 절대 지나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비가 오는 날, 엄마는 학교 앞에서 기찬이를 기다리다가 우산 없이 뛰어가는 기찬이 친구를 불러 세운다. “이거 쓰고 가렴. 우산 주인에 당첨!” 엄마는 …
● 가치 있는 삶(미로슬라브 볼프 외 지음·김한슬기 옮김·흐름출판)=미국 예일대 신학대학과 인문대학 소속 교수 3명이 지난 10년간 진행해 온 강의 ‘가치 있는 삶’을 책으로 엮었다. 동서양 철학자들의 지혜를 통해 우리가 살면서 추구해야 할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돌아본다. 2만500…
올해로 한영 수교 140주년을 맞이한다.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초청으로 다음 주 한국 대통령의 영국 국빈방문도 예정되어 있다. 듣기로 윤석열 대통령은 런던에 3박 4일가량 머물면서 찰스 3세 국왕 및 영국 총리와의 회담과 영국군 참전용사들과의 면담 등 각종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
의사가 수고비 달라는데, 내 어디 그런 큰 재물이 있나.정정(整整)이란 가기가 하나 있는데, 쟁반 나르고 밥 푸는 잔시중은 들 수 있지.내가 즐기던 가무는 적막해졌고, 이제 남은 건 피리 몇 가닥.정정이 이런 사정을 살펴, 마나님께 잘 지내시라 인사 고하네.(醫者索酬勞, 那得許多錢物.…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은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민주당의 정풍운동을 지향한다. 당의 무너진 원칙과 국민이 요구하는 상식의 정치를 세우겠다”며 ‘원칙과 상식’ 창립 기자회견을 열었다.이들은 “윤석열 정권에게서 떠나온 민심이 민주당으로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