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런 시가 좋다. 아침에 짤막한 시 한 줄을 읽었는데, 하루 종일 방 안에 그 향기가 남아 있는 시. 사람의 온기가 담겨 있는 따뜻한 시. 영혼의 갈증을 축여주는 생수 같은 시. 눈물이나 이슬이 묻어 있는 듯한, 물기 있는 서정시를 나는 좋아한다. 때로는 핍박받는 자의 숨소리, …
아이는 늘 혼자다. 아이의 엄마는 아프고, 아빠는 회사일로 바쁘다. 아이는 주말마다 병원에 입원한 엄마를 보러 간다. “엄마, 잘 지냈어? 내가 재미있는 공룡 이야기 읽어 줄게.” 하지만 엄마는 대답이 없다. 그때였다. “그 다음은 뭐야? 네가 읽는 책 정말 재미있다. 내 이름은 …
○ 조선의 大기자, 연암(강석훈 지음·니케북스)=‘열하일기’에서 스스로를 기자(記者)라고 칭했던 조선 후기 실학자 연암 박지원(1737∼1805)의 언론관을 추적했다. 해야 할 말을 하고 써야 할 글을 써야 한다고 강조한 박지원의 정신을 통해 오늘날 언론이 지향해야 하는 정신을 돌아본…
“힘든 분들에게 조그마한 위로라도 되기를 소망합니다.” 지난달 31일 나태주 시인(77)은 시 ‘못다 핀 꽃들이여… 어여쁜 영령이여’(동아일보 1일자 A1면)와 함께 이런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 시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 피해자들과 유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나 시인이 슬픔을 참아…
한·미 안보협의회차 미국을 방문 중인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3일(현지시간)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과 함께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와 B-52가 있는 워싱턴 DC 인근의 앤드루스 공군 기지를 방문했다. 미국이 전략자산인 B-1B와 B-52를 공개한 것은 한미간 확고한 동맹을 표시한 것…
어젯밤 비에 젖어 처음 핀 해당화, 여린 꽃송이 고운 자태 말이라도 걸어올 듯.신부가 이른 아침 신방을 나가더니, 꽃 꺾어와 거울 앞에서 제 얼굴과 견준다.꽃이 이뻐요 제가 이뻐요 낭군에게 묻는데, 꽃만큼 예쁘진 않다는 낭군의 대답.신부가 이 말 듣고 짐짓 토라진 척, 설마 죽은 꽃이…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인 F-35A와 F-35B 등 한미 군용기 240여 대가 참가하는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이 31일 시작됐다. 우리나라 공군이 운용 중인 F-35A는 공군 형으로 가장 유일하게 기관포를 고정 장착한 버전이다. 나머지 B/C형은 내부…
대입 시즌이 시작됐다. 합격한 소수의 기쁨 뒤에는 불합격한 다수의 슬픔이 있다. 실패하지 않는 인생이 어디 있으랴. 한시에서도 낙방은 많이 읊은 주제 중 하나였다. ‘당시유원’(唐詩類苑)에서는 ‘낙제(落第·과거 시험에 떨어짐)’란 항목을 별도로 두기까지 했다. 당나라 시인 가도(779…
사망자 156명이 발생한 ‘이태원 핼러윈 참사‘ 희생자 추모공간이 마련된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인근이 조문객들이 놓고 간 술과 음식물 등으로 포화상태가 되고 있다.2일 오전 인근 주민이라고 밝힌 한 자원봉사자는 “음식물이 상해 지저분해 지고 있고, 술이 놓여 있어 노숙자까지…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1959년 나온 프랑수아즈 사강의 소설 제목이다. 2년 뒤 잉그리드 버그먼이 주연한 같은 제목의 영화로도 알려졌다. 이 영화 주제가인 ‘더 이상 말하지 말아요. 안녕이에요(Say No More, It‘s Goodbye)’는 브람스의 교향곡 3번 3악장에서 멜로…
김경훈 기자는 한국인 사진기자로는 처음으로 퓰리쳐상을 받은 재원이다. 로이터 통신 소속 으로 2018년 11월 중남미에서 미국으로 향하던 캐러밴 가족이 미국 국경 장벽 앞에서 최루탄 연기에 쫓겨 달아나는 모습으로 세상의 주목을 받았다. 중앙대학교 사진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의 스포츠 신문…
《‘좌안동 우함양’은 영남 선비문화를 말할 때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한다. 서울을 기준으로 왼쪽의 안동은 중앙 권력에 진출한 선비들을 많이 배출했고, 오른쪽의 함양은 주로 재야에서 활동하는 기개 높은 선비들로 유명했다. 도학(道學)과 의리 사상으로 무장한 재야 선비들은 절대왕정 체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