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명씩 구성된 두 그룹의 젊은 작가들이 한국 미술의 미래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큐레이터와 평론가들이 뽑은 2001 젊은 작가 18인.
성곡미술관의 기획전 ‘한국 미술의 눈’은 평론가와 큐레이터 9명에게 각 1명씩 젊은 작가 선정을 의뢰해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내년 1월31일까지 서울 종로구 신문로2가 성곡미술관. 02-737-7650
삼성미술관은 소속 큐레이터 9명에게 각 1명씩 젊은 작가 선정을 의뢰한 뒤 이들 9인의 작품을 선보이는 기획전 ‘아트스펙트럼 2001’을 열고 있다. 내년 1월27일까지 서울 종로구 순화동 호암갤러리. 02-771-2381
성곡미술관 선정 작가는 한국화의 김성희(추천자는 박영택 경기대교수), 서양화의 배준성(김찬동 문예진흥원 미술팀장) 장명규(미술평론가 이재언) 정현숙(미술평론가 고충환), 조각의 유대균(정준모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 사진의 민병헌(윤태건 카이스갤러리 큐레이터) 이정진(이주헌 아트스페이스 관장), 영상의 장지희(김지영 서울시립미술관 큐레이터), 설치미술의 김병직(조광석 경기대교수) 등 9인.
삼성미술관 선정 작가는 설치미술의 김범(추천자는 안소연) 김종구(박본수) 오인환(태현선) 유현미(김용대) 홍수자(오승희), 영상의 박화영(박서운숙) 조승호(우혜수), 사진의 김아타(이준), 회화의 이동기(구경화)등 9인.
이같은 기획은 최근 돋보이는 활동을 보인 젊은 작가들을 선정해 한국 미술의 현재 모습을 보여주고 이들을 적극 후원하겠다는 취지. 비슷한 형식의 전시회이지만 두 미술관의 선정 기준과 선정 작가의 성향이 서로 다르다는 점도 흥미롭다.
|
성곡미술관은 전통과 실험의 조화에 초점을 맞추었다. 새롭고 전위적인 실험 정신은 중요하지만 전통적인 미술 장르 역시 여전히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선정 작가의 분야도 한국화 서양화 조각 사진 등 주로 고전적인 장르로 전통과 실험의 공존이다. 전통 수묵화이되 모던한 감각이 살아 숨쉬는 김성희의 작품, 극사실 기법으로 오히려 추상적 분위기를 연출한 민병헌의 사진, 한지를 인화지로 사용한 이정진의 사진처럼 소재와 기법의 실험적 시도가 돋보인다.
삼성미술관은 실험 정신과 문제 의식 가득한 영상미디어와 설치미술이 주를 이룬다. 창조적 파괴 혹은 창조적 해체가 미래지향적인 미술을 탄생시킨다는 생각이다.
논리를 뛰어넘어 현실과 환상을 교묘하게 결합한 김범의 설치미술, 쇳가루로 글씨를 쓰고 쇳가루로 만든 산맥을 비디오를 통해 보여주면서 이것이 현실인지 환상인지 질문을 던지는 김종구의 설치작품 등.
성곡미술관은 매년, 삼성미술관은 격년제로 이러한 기획전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