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방[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473〉
내가 자는 골방에는 볍씨도 있고고구마 들깨 고추 팥 콩 녹두 등이방구석에 어지러이 쌓여 있다어떤 것은 가마니에 독에 있는 것도 있고조롱박에 넣어서 매달아놓은 것도 있다저녁에 눈을 감고 누우면그들의 숨소리가 들리고그들의 말소리가 방안 가득 떠돌아다니고그들이 꿈꾸는 꿈의 빛깔들도 어른거리…
- 2024-11-01
- 좋아요 개
- 코멘트 개
내가 자는 골방에는 볍씨도 있고고구마 들깨 고추 팥 콩 녹두 등이방구석에 어지러이 쌓여 있다어떤 것은 가마니에 독에 있는 것도 있고조롱박에 넣어서 매달아놓은 것도 있다저녁에 눈을 감고 누우면그들의 숨소리가 들리고그들의 말소리가 방안 가득 떠돌아다니고그들이 꿈꾸는 꿈의 빛깔들도 어른거리…
더불어민주당이 3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대통령의 공천 개입 정황이 담긴 명태균 씨와의 통화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그동안 윤 대통령 부부가 정치 브로커 명 씨를 매개로 공천에 개입한 의혹이 있다는 녹음 파일은 공개된 적이 있지만 핵심 당사자의 목소리가 담긴 파일 공개는 처음…
북한이 31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 ICBM 발사는 작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고각(高角)으로 발사된 미사일은 7000km 넘게 솟아 86분간 날아 동해에 떨어졌다. 역대 최대 고도, 최장 시간 비행이다. 정상 각도(30∼45도)로 쐈다면 사거리가 1만6000km에…
재작년 6월 2860만 명으로 정점이었던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2년 3개월 연속 감소해 올해 9월 말에 2679만 명으로 줄었다. 문재인·윤석열 정부 기간 중 43차례 개정돼 청약제도가 극도로 복잡해졌는데 주택 공급은 부족하고, 당첨 확률은 낮아지자 아파트 청약을 포기하는 이른바 ‘청…
특별감찰관 후보를 추천할 것인지를 놓고 국민의힘이 거센 소용돌이에 빠져들었다.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은 지난달 21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 간의 면담이었다. 한 대표가 ‘김건희 여사 리스크’ 대응을 위해 특별감찰관을 임명해야 한다고 건의하자 윤 대통령은 ‘야당의 북한인권재단 이…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가 내년 1월부터 주 3일은 반드시 사무실로 출근해야 하고 이를 준수하지 않으면 해고할 수 있다고 미국 본사 직원에게 통보했다. 올해 1월부터 사무실 출근과 재택근무를 혼합한 ‘하이브리드형’ 근무제를 운용했지만, 정착이 더디자 해고까지 언급하는 강수를 둔 것이다. …
해방 후에 김구는 남북 통합 정부를 수립하자는 뜻을 안고 북으로 가 김일성과 정치적 협상을 시도해 보았다. 방북하지 않았던 편이 더 좋았을 뻔하였다. 세계 역사와 국내 상황을 너무 가벼이 보았거나 정치적 식견 부족 때문이었다. 정치적 판단은 역사적 상황의 필수성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
“돌잔치에서 아이가 걷는지부터 시작해서 학교와 직장까지 계속 비교하잖아요. 그 무한경쟁에 부모로서 참전할 자신이 없어요.” “내 아이가 나보다 더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희망이 안 생겨 출산하지 않기로 했어요.” 보건복지부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마련한 간담회에서 결혼은 했지만 …
《“하늘은 하얗고 땅은 검었다”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그의 데뷔작은 여러 면에서 한국 독자들을 놀라게 했다. 깊은 설산 여명의 순간을 수묵화처럼 그린 첫 문장을 600페이지 넘는 묵직한 서사로 밀고 나가면서 한반도의 근대사를 되살린 이가 30대 중반의 젊은 재미 작가였기 때문이다. 그는…
홍기훈 춘당(春堂)장학회 이사장(91)은 경기 김포군 공무원 시절인 1981년 테니스를 치기 시작했다. 당시 임석봉 군수(85)가 테니스 동호회를 만들며 과장들에게 라켓 등 테니스용품을 사준 게 계기가 됐다. ‘새벽형’이었던 홍 이사장은 매일 새벽 테니스를 친 뒤 출근했다. 평생 테니…
공격적인 재무 목표, 까다로운 성과 평가, 영리한 경쟁자 등 직장에서 스트레스는 개인의 행복을 해칠 뿐만 아니라 윤리적 행동에 대한 의지가 약해지게 할 수 있다. 윤리적 피로로 알려진 이런 현상은 복잡한 결정에 직면했을 때 올바른 길을 택하고 청렴을 유지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스트…
마이크들이 마치 경쟁하듯 머리를 곧추세우고 있군요. 누군가의 목소리를 정확히, 생생히 담아내기 위해.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농민들 무얼 하소연하려는지, 임금을 알현하려 하네. 하늘의 뜻을 알지 못해, 부질없이 날씨만 원망해 왔는데. 농작물 걱정거리 설명할 테고, 곤충의 폐해를 말씀드릴 생각. 궁궐 주변을 배회할 뿐, 제 의중을 토로할 도리가 없어 종일 성내에서 울기만 하다, 눈물이 다해 논밭으로 되돌아가네…
올해 국정감사에선 “국민연금은 매일 885억 원의 적자가 쌓이고 있다. 질문하는 5분 사이에도 3억 원이 추가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돌이켜보면 2006년에도 같은 지적이 있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당시 “연금개혁이 하루 지연되면 후세대에게 전가되는 부채가 매일 800억 원, …
발효식품인 한국 김치의 독특성과 건강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이미 퍼져 있는 김치에 대한 왜곡된 이야기가 김치의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대표적인 왜곡 주장은 ‘한국에서 중국의 파오차이, 일본의 쯔께모노, 독일의 사우어크라프트와 같은 절임류를 오랫동안…
1990년대 초 일본 쓰쿠바 대학에서 박사후과정을 밟았다. 내가 속한 학과는 물질공학부였다. 물리학을 포함해 화학, 화학공학, 생물학, 반도체 등 모든 이공학과의 교수진으로 구성된, 당시로서는 앞선 융합학과였다. 나는 유일한 외국인이자, 나이가 가장 어린 막내 조수였다.학과엔 전도성 …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일하는 노인’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다. 하지만 일하는 노인의 절반가량은 한 달 내내 일해서 벌어들이는 돈이 100만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 10개 중 7개는 임시·일용직으로 고용의 질도 낮았다. 한국 노인들은 은퇴…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의 통화 녹음 파일이 야당 의원실을 통해 연일 공개되고 있다. 통화 상대는 명 씨의 여론조사회사 직원이자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회계 책임자였던 강혜경 씨다. 통화 녹음에는 김건희 여사 육성이 나오지 않지만 김 여사가 명 씨를 통해 선거 공천뿐만 아니라 당무와 …
윤석열 대통령이 11월 4일로 예정된 2025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施政) 연설을 직접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한다. 대통령실은 닷새 앞인데도 “정해진 게 없다”는 말 외에는 설명이 없다. 불참이 확정되면 2025년 국정 방향과 677조 원 규모 예산안에 대한 설명을 한덕수 국무총리의…
“속임수를 쓰고, 복수심 가득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과 세계가 위험에 빠질 것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016년 대선 때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이런 사설을 썼다. 그런 우려가 현실화한 ‘트럼프 4년’을 겪은 뒤 2020년 대선에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