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광장]北언어 이질감 갈수록 커진다

  • 입력 1997년 9월 9일 07시 57분


「가두녀성」 「다리매」 「코신」 「차마당」…. 알쏭달쏭하게 느껴지는 이같은 낱말은 「가정주부」 「각선미」 「고무신」 「주차장」을 뜻하는 북한말이다. 남북한의 언어 이질화는 앞으로 남북한 주민간의 의사소통에 심각한 문제로 등장할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그것은 「통일 이후」의 문제일 수 있다. 탈북자들에게는 남북한의 언어이질화가 당장의 한국정착에 큰 장애가 되고 있다. 최근 북한이탈주민후원회가 탈북자들의 한국정착을 위해 펴낸 「새생활의 길잡이」에 실린 남북한간의 표현이 다른 낱말들은 서울에서 탈북자들이 겪는 언어불편이 어떠한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우선 먹는 것과 관련된 말 중 북한에서 쓰는 △꼬부랑국수(라면)△「가락지빵」(도넛)△「건건이」(반찬)△「기름밥」(볶음밥)△「단설기」(카스텔라)△「모사탕」(각설탕)△「볕소금」(천일염)△「찬단물」(냉주스)△「왕벌젖」(로열젤리) 등은 아무래도 우리에겐 낯설게 들린다. 의학용어의 경우도 △「가라앉힘약」(진정제)△폐숨량(폐활량)△태앉기(임신)△털빠짐증(탈모증)△잠약(수면제)△스밈압력(삼투압)△독풀이약(해독제)△따라난 병(합병증)△균 깡그리 죽이기(멸균)△가슴조임증(협심증) 등 생경하기는 마찬가지. 가족관계에 관한 용어로는 △가시아버지(장인)△가시어머니(장모)△고모사촌(고종사촌)△고모아버지(고모부)△로할아버지(증조부)△삼촌어머니(숙모)△아바이(아저씨)△후어머니(계모) 등이 있다. 앞으로 남북의 이산가족이 재회할 때 호칭에 큰 혼란이 올 것 같다. 이밖에 우리와 다른 북한말로는 △도는 네거리(로터리)△가위주먹(가위바위보)△공방살이(독수공방)△구멍수(돌파구)△눈썹먹(마스카라)△땀받이(러닝셔츠)△말밥(구설수)△바른사각형(정사각형)△복가마(분에 넘치는 행복)△볶음머리(파마)△불종(화재경보기)△색떼레비(컬러TV)△원주필(볼펜)△후보닭(씨암탉)△전기여닫개(스위치)△덧머리(가발) 등이 있다. 〈한기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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