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청문회]『도둑 제발저렸나』…정일기씨,회의내용 공개

  • 입력 1997년 4월 24일 20시 27분


24일 한보청문회에서는 鄭譜根(정보근)한보그룹회장의 金賢哲(김현철)씨 관련 사장단회의 발언내용이 공개돼 화제가 됐다. 증인으로 나온 鄭一基(정일기)전한보철강사장은 『정회장이 사장단회의를 주재하면서 「항간에 내가 현철씨와 가깝다는 소문이 있는데 전혀 관계가 없다」는 얘기를 한두번 했다』며 느닷없이 현철씨와의 친분관계를 부인하는 정회장의 발언내용을 소개했다. 발언시기는 鄭泰守(정태수)총회장이 盧泰愚(노태우)전대통령비자금사건으로 구속된 95년 12월경이라고 기억을 더듬었다. 그러자 신한국당 金文洙(김문수)의원이 의아한 표정으로 『사장들이 그에 관한 질문을 하지 않았는데도 공식회의에서 스스로 해명을 한 이유가 뭐냐』고 따져 물었다. 「도둑이 제 발 저려 그런 것이 아니냐」는 의미였다. 이에 정전사장은 『항간에 그런 소문이 돈다며 얘기를 했다. 아마 언론에 언급돼 그런 말을 했을 것이다』며 위기를 모면하려 했다. 정전사장은 현철씨의 한보비호 의혹에 대해서는 『모른다』며 더 이상 자세한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총회장 부자의 엄청난 자금동원능력에 대해서는 『나도 혀를 찰 정도로 놀랐다. 그러나 정부와의 특수관계는 전혀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 〈이원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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