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철강업계의 최강자인 포항제철이 정권교체 때마다 정치외풍에 휘둘리는 모습을 빗댄 말이다.
공동집권에 성공한 자민련의 박태준(朴泰俊)총재는 포철회장을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임명한 김만제(金滿堤)씨에서 자신의 측근인 유상부(劉常夫)씨로 교체했다.
정치외풍은 물론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25년 동안 포철을 지배한 박총재도 두차례의 위기를 겪었다.
80년 신군부가 들어섰을 때 전두환(全斗煥)당시 국보위위원장은 포철 경영진의 경질을 검토했다. 박총재와의 사감(私感) 때문이었다.
박총재를 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은 당시 실세였던 허삼수(許三守) 이학봉(李鶴捧)씨와 죽마고우(竹馬故友)사이인 조말수(趙末守)당시 상무. 조씨는 이 공으로 승진을 거듭해 부사장이 됐고 문민정부 시절 사장까지 지냈다.
박총재는 노태우(盧泰愚)정권 초에 다시 경질될 위기를 맞았다. 이때 박총재를 살린 인물은 박철언(朴哲彦)의원과 친분이 깊었던 이대공(李大公)당시 상무. 이씨도 공로를 인정받아 부사장까지 지냈다.
만약 박총재가 김전대통령을 홀대하지 않았더라면 문민정부에서도 무사했을 것이라고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박총재는 야당시절의 최형우(崔炯佑) 서석재(徐錫宰) 박관용(朴寬用)씨 등 민주계 실세들에게 인색하지 않았기 때문. 3월17일열린포철 정기주총에서 경영진이 교체되자 재계 인사들은 한결같이 “정권 교체기마다 포철이 흔들리는 것은 국가경쟁력이 흔들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