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연재된 ‘문민비화 시리즈’에는 그동안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이 최초로 밝혀지거나 공개된 것이 상당히 많았다.
일부는 소문이나 단편적으로만 알려졌거나 잘못 알려진 사실들이 새롭게 드러나 진상이 처음으로 확인된 경우도 적지 않았다.
▼ 정치 분야
김영삼(金泳三·YS)정부 조각(組閣) 당시 대통령정책수석으로 내정됐다 중도하차한 전병민(田炳旼)씨가 이끈 ‘동숭동팀’의 전모와 역할이 처음으로 입체적으로 밝혀졌다. 동숭동팀은 한마디로 문민개혁의 싱크탱크였고 전씨는 대표적인 베일속의 인물이었다. 그동안 일부 참여인사들의 면면과 함께 ‘YS비선조직’으로만 알려져 왔으나 ‘동숭동팀’이 철저한 점조직식 조직체계를 갖추고 문민정부의 장단기 개혁정책프로그램을 마련했다는 사실이 개혁프로그램의 내용과 함께 소개됐다.
또 김전대통령이 취임을 앞두고 문민정부의 인선구상을 어떤 방식으로 했는지 추적한 것도 이번 시리즈가 새로 쓴 역사의 한편이었다. ‘동숭동팀’의 조각인선안, 그리고 그 조각인선안이 김전대통령의 즉흥적인 인사 스타일 때문에 발표 직전 뒤바뀌는 과정, 그리고 이인제(李仁濟)전경기지사를 초대 서울시장으로 점찍었다가 재고하게 된 배경 등이 처음으로 소개됐다.
김전대통령이 최대 치적(治績)으로 생각하는 정치자금 수수거부선언의 탄생비화를 그려낸 것도 성과.
특히 문민정부 출범 초기 김현철(金賢哲)씨를 중심으로 벌어진 권력암투와 현철씨의 인사개입 실태를 정밀하게 추적, 묘사한 것도 새롭게 공개된 사실이다.
정관가에 광범위하게 포진했던 이른바 ‘현철인맥’의 전모를 밝혀내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했지만 예컨대 이홍구(李洪九)내각 출범 당시 개각작업의 비화를 소개함으로써 단편적으로만 알려졌던 ‘현철인사’의 생생한 실상을 드러낼 수 있었다.
▼ 경제 분야
김전대통령의 경제에 대한 이해부족과 그로 인해 문민정부의 경제정책이 어떻게 왜곡됐는지를 총체적으로 보여줬다.
쌀시장 개방편은 김전대통령이 93년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자신도 모르게 쌀개방에 협조하기로 약속한 사실을 5년만에 밝혀냈다. 김전대통령은 귀국 직후 ‘쌀개방 밀약’ 의혹이 일자 이를 딱 잡아뗐었다. 김전대통령이 금융실명제 실시를 경제논리보다 정치논리와 사정작업을 의식해 결정했다는 사실도 처음으로 공개됐다.
또 전격적인 실명제 발표 당시 송신탑 고장으로 김전대통령이 담화문을 두번이나 읽는 등 발표 당일의 긴박했던 순간과 일화를 생생하게 공개한 것도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삼성그룹에 대한 자동차 사업진출 허용문제를 놓고 이건희(李健熙)삼성그룹회장과 한이헌(韓利憲) 당시 청와대경제수석의 치열한 설전(舌戰)도 비화시리즈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 당시 삼성이 부산의 여론을 움직여 김전대통령을 압박하기 위해 공작팀을 부산에 내려보낸 사실도 처음 확인된 부분.
이밖에 문민정부의 포항제철 인수 내막과 문민정부 중반 이후 국정지침이 된 ‘세계화’정책이 어떻게 급조됐는지, 현대그룹에 대한 문민정부의 제재전말도 처음 공개된 숨겨진 사실들이다.
▼ 사정 분야
문민정부의 상징처럼 인식됐던 사정(司正)작업이 얼마나 준비없이 이뤄졌고 왜 실패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객관적 사실을 토대로 새롭게 확인했다.
김전대통령이 박철언(朴哲彦)의원에 대한 표적수사를 사정비서관에게 직접 지시한 사실이 처음 밝혀졌다. 동화은행장 비자금사건과 슬롯머신사건 수사비화는 문민사정의 한계와 허구성을 본격적으로 파헤쳤다.
동화은행 비자금사건 수사 당시 이원조(李源祚)전의원 관련사실 은폐과정과 김기섭(金己燮)전안기부 기조실장의 이의원 설득과정, 검찰 수사책임자의 이의원 해외도피지시 등은 대표적인 최초의 공개 사실들.
문민정권의 몰락을 가져온 김현철씨 비리사건에서도 1년 전 수사 당시 베일에 가렸던 새로운 사실이 상당부분 밝혀졌다. 김전대통령의 검찰총장 경질 시도와 심재륜(沈在淪)대검 중수부장의 기용 배경, 생생하게 재연된 현철씨에 대한 검찰수사 과정 및 동아일보 김병관(金炳琯)회장이 김전대통령에게 ‘현철사법처리’를 직언한 사실 등은 최초 공개라는 의미와 함께 한 시대의 기록으로서도 자료적 가치가 있는 사실이다.
〈허승호·김창혁·이수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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