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적인 지지도로 보나 7월21일 당내 경선에서 2위를 한 점으로 미루어 이인제(李仁濟)경기지사가 당연히 대안으로 떠올라야 했지만 당내 분위기는 그렇지 않았다.
우선 이지사를 비롯해 경선에서 탈락한 후보들은 대안후보로 적격이 아니라는 의견이 많았다. 경선후보 중에서 대안을 고르면 경선결과를 부정하는 셈이 된다는 것이었다.
또 이회창―이인제―김대중(金大中)의 3파전 구도가 돼서는 결코 승리를 장담할 수 없으며 영남 출신 후보를 내세워 김대중후보와 1대1로 맞붙여야만 확실한 승리를 담보할 수 있다는 영남후보 필승론도 가미됐다.
이전의장이 의원들 사이에서 유력한 대안후보로 꼽힌 것도 당내 대통령후보 경선에 참여하지 않았고 영남 출신이어야 한다는 조건에 맞아떨어졌기 때문이었다.
민주계 K의원의 설명.
“이회창후보 사퇴론이 거세지면서 의원들 사이에 이전의장을 대안후보로 옹립하자는 말이 많았다. 일부 의원은 이를 조직적으로 추진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후보를 자진사퇴시키는 것이었다. 간접적으로 이후보에게 몇몇 의원이 구당(救黨)차원에서 사퇴를 건의했지만 이후보가 거부하면서 이전의장 대안론은 무산되고 말았다.”
결국 이전의장은 10월말 이회창후보의 김영삼(金泳三)대통령 탈당요구 파문 직후 신한국당을 탈당했다. 곧바로 국민신당 총재로 이인제후보를 지원해온 이전의장은 올해 8월 국민신당과 국민회의가 합당하면서 국민회의 상임고문으로 위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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