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말 속뜻］趙총재，『룰 지켜야』 바둑비유「署理」비난

“바둑으로 치면 옥집을 집이라고 우기고 있는 격인데 그래서야 좋은 바둑이 되겠느냐.”

바둑 아마5단인 한나라당 조순(趙淳)총재가 6일 기자간담회에서 김종필(金鍾泌·JP)총리서리체제에 대해 던진 말이다. 총리서리체제는 분명히 위헌, 다시 말해 ‘옥집’인데 김대중(金大中)정부가 위헌이 아니라고 고집을 피워서야 되겠느냐는 얘기다.

조총재는 이날 “그래서야 좋은 바둑이 되겠느냐”고 완곡한 표현을 썼지만 간담회에서 밝힌 대여(對與)공세의 내용은 상당히 강경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바라는 정치’를 공정하고 투명한 정치, 비전이 있는 정치, 생산적인 정치 등 세 가지로 꼽았다. 그러나 김대중정부는 개혁을 한다면서 과거 어느 정권보다 구태(舊態)정치를 일삼고 있다는 것이 조총재의 지적이었다.

JP총리서리체제, ‘북풍(北風)사건’을 내세운 사정(司正)정치, 인위적인 정계개편 시도와 같은 구태를 답습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총재는 심지어 고건(高建)전총리의 제청을 받아 임명된 새 내각은 분명히 ‘태생의 한계’를 갖게 될 것이라는 말까지 했다.

조총재는 그러면서도 여야가 모두 승자가 되는 ‘윈 윈(Win Win)정치’를 하자는 제안을 내놓았다. 묘한 느낌을 주는 말이었다.

〈김창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