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김경재(金景梓)의원이 13일 당사 기자실에 들러 무심코 한 말이다. 그러나 김의원의 발언은 ‘거야(巨野)’의 힘에 눌려 국회 운영의 주도권을 빼앗기고 있는 국민회의 의원들이 한나라당 의원들의 ‘고스톱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당차원에서는 모처럼 화해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는 여야관계가 다시 경색될 것을 우려해 가급적 고스톱 사건을 공격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그렇지만 의원들 개개인의 마음 속에는 ‘이번에는 한번 제대로 혼좀 나봐라’는 묘한 심리가 도사리고 있다. 이번 사건이 은근히 정계개편의 기폭제가 되기를 바라는 의원도 있다.
국민회의 의원들은 2월 두 차례의 임시국회에서 곤욕을 치른 뒤 “정계개편이라도 해야지 힘들어 못살겠다”는 말을 공공연하게 해왔다. 6일 자민련과의 양당 합동 의원총회에서도 정계개편을 추진해야 한다는 발언이 주조를 이뤘다.
그런 와중에 고스톱 사건이 터지자 국민회의 의원들은 겉으로는 반응을 삼가면서도 가뭄에 단비라도 만난 듯 ‘뭔가 전환점이 되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숨기지 않고 있다.
〈김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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