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용환(金龍煥)부총재는 15일 국민회의의 지방선거 필승대회에서 축사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양당의 강원도지사 공천 갈등을 소개하면서 덧붙인 얘기여서 속뜻은 “국민회의가 후보를 자민련 한호선(韓灝鮮)전의원에게 양보하라”는 촉구였다.
반응은 냉랭했다. 국민회의 정균환(鄭均桓)사무총장은 김부총재가 퇴장하자 바로 단상 아래에 있던 이상룡(李相龍)전강원지사를 끌어올려 “이전지사를 후보로 내세워 승리하자”고 소리쳤다.
이전지사가 조세형(趙世衡)총재권한대행과 손을 맞잡고 흔들자 당원들은 박수 치며 환호했다.
요즘 여권 2당의 정서는 꼭 이런 식이다. 자민련은 “큰 집에서 너그러움을 보이라”며 불평이고 국민회의는 “자민련이 욕심만 부린다”고 타박이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공조를 깨자”는 얘기까지 나온다.
자민련은 “JP(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서리)가 돌아서면 DJ(김대중·金大中대통령)는 장면(張勉)씨 꼴이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지만 국민회의는 “등 따습고 배 부른데 자기들이 어떻게 돌아서”라며 코웃음친다. 겉으로는 웃어도 속으로는 제각기 딴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 양당 관계의 현주소다.
〈송인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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