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말속뜻]『깨진 항아리에 물 부어달라는 격』

  • 입력 1998년 6월 1일 20시 10분


▼ “한나라당이 표를 달라고 하는 것은 깨질 항아리에 물을 부어 달라는 격이다.” ▼

국민회의 신기남(辛基南)대변인이 1일 한 말이다.

이 말에는 ‘6·4’지방선거 후 한나라당이 당권싸움으로 분당되거나 정계개편으로 분열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신대변인은 우선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명예총재와 김윤환(金潤煥)부총재의 정계개편과 관련한 발언을 근거로 한나라당의 분당가능성을 은근히 강조했다.

최근 이명예총재가 “선거후 새 정치판이 짜여질 것”이라고 한 것이나 김부총재가 “정계개편은 야권이 주도해야 한다”고 한 것은 지방선거 후 현재의 정치판 구조가 바뀔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는 얘기다.

지방선거 후 대대적인 정계개편으로 한나라당이 왜소정당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는게 여권 일각의 주장이다. 신대변인의 발언은 궁극적으로 유권자들에게 지방선거 후 한나라당의 ‘운명’을 예고함으로써 표를 주지 않도록 하려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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