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한동(李漢東)부총재가 9일 인천지역 당 소속의원들과 저녁식사를 하면서 한 말이다.
이부총재는 이날 ‘6·4’지방선거 이후 다시 여권의 주표적이 되고 있는 인천지역 의원들에게 동요하지 말 것을 극력 당부했다. 현정권의 편중인사와 정책혼선 등 미숙한 국정운영으로 인해 머지않아 민심이 이 정권으로부터 이탈할 것이 분명한 만큼 길게 내다보고 신중하게 행동하라는 말이었다. 그러나 이부총재의 요즘 표정에는 뭔가 답답하다는 인상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지방선거결과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수도권지역에서 여당에 참패한데다 그 여파로 의원들의 동요가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여권에서 흘러나온 ‘국회의장 영입설’로 그는 더욱 곤혹스러운 처지에 빠졌다. 이에 대해 그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했지만 그동안 ‘중부권의 맹주’로 굳혀온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현실이다.
대규모 정계개편 가능성이 점쳐지는 등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지금의 정국에서 유일한 버팀목인 ‘세(勢)’까지 잃어서는 안된다는 점 때문에 최근 그의 어조에는 비장함마저 서려 있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