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강릉을 재선거에서 압승을 거두고 23일 여의도 중앙당사에 첫 출근한 한나라당 조순(趙淳)총재는 ‘7·21’ 재보궐선거 결과를 이렇게 평가했다.
한나라당이 야당으로서의 제 역할을 잘한 것이 없는데도 현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조총재는 이어 강원지역의 시장 군수 4명이 선거 직후 탈당한 사실을 언급한 뒤 ‘김대중정권의 패도(覇道)’ ‘정치적 만행’ ‘야당초토화 음모’ 등 격한 표현을 써가며 정부 여당을 맹비난했다.
그는 “실질적인 집권여당 후보였던 최각규(崔珏圭)씨에 대한 강원도민의 엄중한 심판이 있었음에도 이같은 폭거를 자행한 것은 나를 죽이기 위한 포위전략”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조총재가 예전에는 좀처럼 쓰지 않던 과격한 언어를 동원하면서 정부 여당을 성토하고 나선데는 선거 승리의 자신감이 짙게 깔려있는 듯하다. 나아가 기존의 유약한 이미지 대신 강한 야당지도자라는 점을 부각시켜 당권경쟁에서 확고한 입지를 굳히겠다는 포석도 들어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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