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선거일인 3일 김종필(金鍾泌) 국무총리서리는 국회 본청 총리대기실에서 선거 전망을 묻는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그는 섭리의 구체적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여야의 의장 후보 중 누가 이길 것으로 보느냐” “총리 인준은 어떨 것으로 보느냐”는 등 잇단 질문에도 그저 묵묵부답했다. 대신 “그게 다 세상사”라며 알듯 모를 듯한 소리만 거듭했다.
하지만 그의 표정은 밝았다. 자민련 구천서(具天書)원내총무의 영접을 받아 본회의장에 입장한 뒤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았다. 투표 후에는 의석을 돌며 여야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간간이 특유의 너털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와병중이면서 어렵게 출석한 한나라당 조중연(趙重衍)의원에게는 따로 자리까지 찾아가 등을 토닥거렸다. 애써 자신을 외면하려는 사촌 처제 박근혜(朴槿惠)의원에게도 먼저 악수를 청했다.
그러나 의장 선거와 관계없이 총리 인준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오뉴월이 지났는데도 ‘서리’가 계속된다”는 그의 푸념이 계속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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