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金鍾泌) 국무총리서리는 4일 오전 측근들에게 이렇게 지시했다. 오후에 열릴지 모를 국회 일정을 염두에 둔 것이다.
측근들은 이 지시를 듣고 총리임명동의안 처리에 대한 김총리서리의 희망적인 관측을 읽을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한나라당이 국회의장 선거 패배에 거세게 반발해 국회를 보이콧하고 있지만 며칠 기다리면 총리인준 문제도 쉽게 풀릴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이다.
김총리서리는 3일 박준규(朴浚圭)국회의장 당선 후 자민련 의원들에게 저녁을 사면서 시종 흡족한 모습을 감추지 않았다. 박의장 당선으로 4일로 예정됐던 총리임명동의안 처리가 물건너 가게 됐지만 부담은 한나라당이 떠안게 됐고 느긋하게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는 판단인 듯했다.
한 측근은 “한나라당이 국민의 비난여론과 정계개편 드라이브를 의식한다면 장기전을 펴기 어렵다”며 “상임위원장 배분문제 등에서 실속을 챙기려는 협상론이 곧 대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총리실은 당분간 김총리서리의 오후 일정을 비워둘 계획이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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