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金鍾泌) 국무총리서리는 10일 이번 집중호우로 피해가 극심한 지역을 둘러보자는 주변의 건의에 이같이 말했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수해 현장시찰이 자칫 형식적 ‘이벤트’로 전락하기 쉬운데다 일선 기관장들이 대거 몰려나와야 하는 등 오히려 수해복구활동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이미 수해 현황파악이 이뤄지고 있고 행정적인 지원책 마련이 시급한 터에 일선기관 공무원들을 굳이 번거롭게 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총리실은 대신 헬기를 이용해 수해지역을 한바퀴 돌며 피해실태를 눈으로 점검하는 방안도 생각했으나 기상상태가 여의치 않아 당분간 보류했다.
그러나 ‘쇼는 싫다’는 김총리서리의 반응은 국정을 책임진 입장에서는 무책임하고 어떤 측면에서는 오만하다는 인상을 준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정치권인사들이 서로 경쟁하듯 수해지역을 시찰하는 것은 물론 문제가 있지만 국정을 책임진 사람으로서 수해로 큰 고통받고 있는 국민을 직접 만나 다독거리고 격려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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