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의장은 이어 과거 정권의 예를 들었다.
“노태우(盧泰愚)정부는 3당 합당으로 다수당이 되면서 골병이 들었고 김영삼(金泳三)정부는 야당의원 빼내가기로 과반의석을 넘기면서 오만이 시작됐다.”
그러자 국민회의 조세형(趙世衡)총재권한대행과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 등 양당 지도부의 표정이 머쓱해졌다. 원내 과반의석 확보를 눈앞에 두고 한참 들떠있는 요즘의 분위기와는 동떨어진 얘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의장은 이에 개의치 않고 말을 이었다.
“물이 배를 빨리 가게 할 수 있지만 반대로 배를 전복시킬 수도 있다. 머지않아 여소야대 구도가 깨질텐데 과거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의장으로서 중립을 지키더라도 마음이 달라졌다는 소리는 말아달라”고 이해를 구했다.
그러나 양당의 여러 의원들은 “어렵게 의장에 당선시켰더니 벌써부터 딴 소리를 한다”며 못마땅해 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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