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말속뜻]『달리는 기차서 뛰어내릴 수도 없고…』

  • 입력 1998년 9월 22일 19시 04분


▼ “달리는 기차에서 뛰어내릴 수도 없고….”▼

정치권 사정을 둘러싸고 여야간 대치정국이 장기화하면서 여당과의 대화창구인 한나라당 박희태(朴熺太)총무의 요즘 표정은 잔뜩 흐려있기만 하다.

지금의 여야관계를 마주보며 달리는 기차에 비유한 박총무는 22일 “도무지 문제를 풀 길이 없다”며 답답한 심경을 이렇게 토로했다.

박총무는 “(정치인 수사의) 종착역이 보이는 기미가 있어야 타협이고 협상이고 가능한데 언제까지 사정이 이어질지 가늠할 수 없다”며 야당총무로서의 한계를 절감한다는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기껏 여야 총무들끼리 뭔가를 합의해 놓더라도 어느날 갑자기 누군가가 검찰의 수사대상에 오르면 허사가 되고마는 예측불가능한 상황에서는 국회정상화도 요원하다는 것이다.

당내에서조차 “쓸데없이 여당과 대화를 모색한다고 다니다가 뒤통수만 맞지 않았느냐”는 비난이 일고 있음에도 그는 장외투쟁을 주도하고 있는 야당파괴저지투쟁위원장에 비교해 “나는 타협위원장”이라고 자처했다.

그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말씀대로 사정이 불필요하게 질질 끌어지면 안된다”며 “사정수사가 조속히 매듭지어져야만 국회정상화도 가능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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