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말속뜻］朴의장 『두개 교섭단체가 소집한 국회』

▼ “더이상 단독국회라고 부르지 말아 달라.” ▼

박준규(朴浚圭)국회의장은 25일 여당이 단독으로 연 국회본회의의 의사봉을 잡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박의장은 이날 “밖에서는 잘못 알고 자꾸 단독국회라는 말을 사용하는데 이는 잘못된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박의장의 이같은 ‘용어정정’ 요청 속에는 여당 단독으로 연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잡아야 하는 고민이 들어있다. 실제로 그는 18일 여당이 단독으로 본회의 개의를 요구했을 때 야당이 참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회를 거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회 공전이 길어지면서 박의장은 여당 단독으로 국회를 여는데 동의했고 언론에 대해 ‘용어정정’을 요청한 것이다. 그는 24일 기자들에게 “다수를 차지하는 국민회의와 자민련 두 교섭단체가 국회를 소집하기 때문에 단독국회가 아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박의장은 25일 야당이 참석하지 않은 본회의 사회를 보면서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국정운영의 정상화를 위해 부득이 국회를 열었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면서 “국회를 열어놔야 앞으로 여야대화가 가능하고 참석하지 않은 의원들도 국회에 들어올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된다”고 강조했다.

〈공종식기자〉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