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말속뜻]국민회의 부총재들, 수혈론에 심기 불편

  • 입력 1999년 3월 22일 19시 08분


“세대교체 멤버들이 모두 모였군.”

김봉호(金琫鎬)국회부의장이 22일 국민회의 총재단회의 직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젊은 일꾼 수혈론’을 겨냥해 던진 말이다.이에 부총재들 사이에서 폭소가 터졌으나 모두들 심기가 편치 않은 표정들이었다. ‘젊은 일꾼 수혈론’이 당안팎에서는 내년 16대 총선에서의 당 중진들에 대한 대폭적인 물갈이로 해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참석자들이 한 일간지 시사만화에 실린 ‘고려장(高麗葬)명단’을 화제에 올린 것이나 유재건(柳在乾)부총재가 재야출신의 김근태(金槿泰)부총재를 가리켜 “요즘 잘 나가는 사람은 김부총재 뿐”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것.

반면 당 지도부와 동교동계 핵심인사들은 이날 김대통령의 발언을 구체화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서 대조를 이뤘다. 정균환(鄭均桓)사무총장과 한화갑(韓和甲)원내총무는 “개혁과 전국정당화 추진에 적합한 인물을 수혈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고 특히 정총장은 구체적인 영입기준을 제시하기도 했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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