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대구·경북]역대 선거로 본 판도

  • 입력 1998년 4월 13일 19시 40분


박정희(朴正熙)정권 수립 후 92년 14대 총선과 대선까지 대구 경북지역은 집권여당의 확실한 ‘텃밭’이었다.

그러나 95년 ‘6·27’ 지방선거때부터 ‘대구 경북〓여당 지지’라는 등식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 선거에서 대구에서는 ‘무소속 강풍’이 불었다. 무소속 문희갑(文熹甲)후보가 당선의 영예를 안았고 자민련 이의익(李義翊), 무소속 이해봉(李海鳳)후보가 각각 2,3위를 차지했다. 당시 집권당인 민자당 조해녕(曺海寧)후보는 4위에 그쳤다.

경북지사선거에서 민자당 이의근(李義根)후보가 3.5%차로 무소속 이판석(李判石)후보를 누른 게 민자당으로선 천만다행한 일이었다.

96년 15대 총선의 경우 대구에서는 ‘자민련 바람’이 휘몰아쳤다. 자민련이 13석 중 8석을 휩쓸었던 것. 경북에서는 무소속후보들이 36%라는 전국 최고의 득표율을 올린 가운데 당시 집권당인 신한국당이 19석 중 11석을 얻어 체면치레를 했다.

두 선거에서 대구 경북지역 유권자들이 집권여당으로부터의 이탈 경향을 보인 것은 ‘반(反)YS정서’에서 비롯됐다. 김영삼(金泳三)정부의 표적사정 시비에서 출발한 이 지역 유권자들의 집단적 배신감과 소외의식이 표로 나타난 것.

그러나 ‘영남후보냐, 호남후보냐’의 경우 이른바 ‘TK정서’는 전혀 다른 선택을 해왔다.

지난해 15대 대선에서 당시 집권당이었던 한나라당의 이회창(李會昌)후보는 대구에서 72.7%, 경북에서 61.9%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후보는 국민신당 이인제(李仁濟)후보에게도 밀려 3위에 그쳤다.

이런 경향은 2일 대구 달성과 경북 문경―예천 의성 등에서 치러진 재 보궐선거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선거전에서 지역감정이 부추겨지면서 국민회의 후보는 물론 국민회의와 공동정권을 구성하고 있는 자민련의 후보들마저 모두 무너졌다. ‘반DJ정서’가 위력을 발휘한 셈이다.

따라서 이번 ‘6·4’ 지방선거에서도 ‘TK정서’를 등에 업을 것으로 보이는 한나라당이 유리한 입장에 서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문 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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