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ile&Politics]日-中 외교관의 판이한 두모습

  • 입력 2000년 9월 9일 17시 05분


요즘 외교통상부에서는 데라다 데루스케(寺田輝介)주한 일본대사와 우다웨이(武大偉)주한 중국대사의 말(言)이 화제다.

데라다 대사는 8일 오전 한국언론재단이 주최한 초청 강연회에서 연사로 참석했다. 그가 마이크를 잡고 한일관계의 현안에 대해 얘기하려는 순간 한 민간단체 회원들의 기습이 있었다. ‘독도수호대’란 이름의 이 단체 회원 3명은 연단으로 뛰쳐나와 마이크를 가로채려다 저지당하자 “독도가 어떻게 일본 땅이냐”고 외쳤다.

잠시 후 사태가 진정되자 데라다 대사가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어느 사회나 다양한 목소리가 있기 마련”이라면서 “저를 뜨겁게 환영해주신 걸로 여기겠다”고 말했다. 장내엔 웃음이 터졌고 분위기는 곧 부드러워졌다.

비슷한 시간에 우다웨이 주한 중국대사는 국회 귀빈식당에서 한중관계의 현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아시아―태평양 정책토론회 초청 월례 토론회 자리였다.

이슈는 달라이라마 방한 초청문제. 그는 “한국정부가 왜 달라이라마를 초청하려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달라이라마가 한국에 오면 양국이 ‘단교(斷交)’까지는 가지 않겠지만 양국관계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단교’라는 표현에 우리 외교부 관계자들은 곧 고개를 갸우뚱했다. ‘단교’라는 극한 표현은 외교관이 사용하기에는 적절하지 못한 단어였기 때문이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