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자정경 브루나이 공항에 도착한 북한 백남순(白南淳) 외무상은 공항 출구에서 차에 올라타려는 순간 갑자기 입술을 일그러뜨리며 불쾌함을 나타냈다. 누군가가 자신을 ‘동무’라고 불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북한에서도 동무는 연장자나 윗사람에게는 잘 쓰지 않는 표현.
하지만 백 외무상이 뭔가 착각한 것 같다는 게 현장에서 지켜본 사람들의 얘기다. 백 외무상이 나타난 순간 한 외국인 촬영기자가 공항보안요원들을 향해 백 외무상을 가리지 말라는 뜻에서 “돈 무브(Don’t move·움직이지 말라)”라고 외쳤는데, 이 말을 ‘동무’라고 잘못 들은 것 같다는 것이다.
한 외교소식통은 “백 외무상이 장거리여행으로 피곤한 데다 자신의 일거수 일투족을 주시하는 각국 언론의 관심에 다소 신경이 예민해져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반다르세리베가완(브루나이)〓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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