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신 지역이 민주당 본거지인데 왜 한나라당에서 활동하려고 하십니까.”
1일 한나라당의 6개 사고지구당 위원장 후보 추천을 위한 면접장. 16명의 의원 및 당직자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은 18명의 후보를 상대로 ‘껄끄러운’ 질문들을 쏟아냈다. 이날 면접은 후보들이 2분간 자기소개를 한 뒤 13분간 심사위원들이 질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서울의 한 지역구 위원장 신청자는 “재산이 14억원인데 선거를 치르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인척 중에 재력가가 있어서 문제가 없다”고 응수해 심사위원들이 한바탕 웃음을 터뜨렸다.
후보자의 식견과 정치적 감각을 평가하기 위해 주5일근무제 및 증권 관련 집단소송법안 등 주요 현안을 주제로 한 질문도 나왔다.
또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율이 올라가지 않고 있는 이유’ 등 한나라당이 떠안고 있는 고민에 대한 해결책을 묻는 예상 밖의 질문도 적지 않았다.
이날 면접은 지난 주말 사전예고 없이 갑작스럽게 통보된 데다 형식에 관해서도 아무런 사전예고가 없어 신청자들은 쏟아지는 ‘속사포성’ 질의에 진땀을 흘려야만 했다.
이마에 땀이 맺힌 채 면접장을 빠져나온 한 신청자는 “후보를 미리 정해놓은 형식적인 면접인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며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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