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의장은 이날 박근혜(朴槿惠)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법안 처리 방침에 반발해 정책위의장 직을 사퇴한 데 이어 “당론을 바꾸지 않으면 의원직까지 내놓겠다”고 배수진을 친 끝에 끝내 정치생명을 스스로 끊었다.
박 의장은 이날 밤 늦게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자 “박 대표가 어려울 때 당을 이끄느라 수고가 많았다. 옆에서 못 도와 미안하다”며 “생각이 다른 데 어떡하겠느냐”고 사퇴의 변을 밝혔다.
그는 오전 의원총회에서 “‘반쪽 수도 이전’은 반드시 큰 국가적 재앙을 초래할 정책”이라며 “오늘 죽어서 한나라당과 나라를 살릴 수 있다면 그 길을 택해야 한다”고 의원직 사퇴를 예고했었다. 그는 “박 대표는 ‘정치는 현실’이라고 하는데, 평생 국가 선진화 문제를 공부해온 사람으로서 타협할 게 따로 있지, 이건 아니다”고 박 대표를 정면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17대 총선 때 박 대표와 함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선거를 지휘했고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장을 지냈다. 평소 보수-중도를 묶어내야 재집권이 가능하다고 주장해 온 그는 “국회의원 직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말해 왔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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