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그게 이렇군요]이총재 호남 간 까닭은?

  • 입력 2000년 12월 7일 18시 39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7일 전북 익산의 원광대 특별강연에서 ‘국난 극복을 위한 한국정치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경제위기 해소를 위한 몇 가지 제언을 했다.

이총재는 “현재의 경제 각료로는 위기 극복이 어렵다”며 “지역과 이념에 얽매이지 말고 제대로 된 프로 경제 전문가를 등용해야 한다. 듣기 좋은 달콤한 말로 대통령의 판단을 흐리게 한 각료와 측근들을 단호하게 물리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경제가 어렵다고 해서 과도한 경기 부양책을 쓰는 것은 마약에 불과할 뿐”이라며 “구조조정이 일단락될 때까지는 어느 정도의 불황을 감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연말까지 구조조정을 완수한다는 등의 말은 아무도 믿지 않는다”며 “벤처 기업도 어렵다고 무조건 지원하지 말고, 시장원리에 따른 정리를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총재는 학생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국가보안법 철폐는 반대하지만, 불고지죄와 찬양고무죄 조항은 개정돼야 하며 국가보안법이 남용되는 것은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원광대생 100여명이 강연장 앞에서 ‘수구보수 반동세력인 한나라당과 이회창은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여 강연이 1시간여 동안 지연됐다. 한나라당 일부 당직자와 학생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총재는 강연 서두에 “조용하던 캠퍼스에 갑자기 활력이 넘치게 해 강연을 들으러 온 여러분들과 학교측에 대단히 미안하다”고 말했다. 강연이 끝난 뒤 학생대표단은 이총재에게 사과를 했고 이총재는 이들과 일일이 포옹을 했다. 강연에 앞서 이총재는 원불교 총부를 방문해 이광정(李廣淨)원불교 종법사와 환담했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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