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그게 이렇군요]YS·DJ '인사 자충수'

  • 입력 2000년 12월 14일 18시 49분


김대중(金大中)정부가 최근 경찰수뇌부를 호남인사로 채우려했던 것을 두고 정가에서는 김영삼(金泳三)정부가 검찰요직을 싹쓸이했다 실패한 경험을 연상하는 이들이 많다.

YS정부는 15대 대선을 앞둔 97년 1월 검찰 인사를 단행하면서 5대 요직을 이른바 PK(부산 경남)출신으로 채웠다. 안우만(安又萬)법무장관 김기수(金起秀)검찰총장 안강민(安剛民)서울지검장 최병국(崔炳國)대검중수부장 주선회(周善會)대검공안부장이 그들.

DJ정부는 이달초 박금성(朴金成)전경기청장을 서울청장에 임명함으로써 치안분야 지휘계통을 최인기(崔仁基)행정자치부장관―이무영(李茂永)경찰청장―박서울청장 등 ‘호남라인’으로 구축하려 했다.

이는 2002년 16대 대선을 ‘박금성경찰청장 체제’로 치르겠다는 ‘원려(遠慮)’가 깔린 인사라는 분석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싹쓸이인사는 정권에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PK 검찰’은 출범 직후 한보사건 1차 수사를 진두지휘했으나 정부에 대한 불신만 증폭시켰고 결국 97년 3월 최병국 중수부장이 수사도중에 경질되는 수모를 겪었다.

이번 경찰인사도 박서울청장이 허위 학력기재 의혹과 편중인사 비난여론에 밀려 이틀 만에 중도하차함으로써 정권에 부담만 주고 말았다.

<문철기자>full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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